삼성물산·GS·SK·롯데지주
지수 편입 실패·주주환원 미흡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을 받았던 주요 지주사들이 최근 투자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밸류업 지수 편입에 실패한 데다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노력이 보이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얼어붙은 탓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7월8일~10월8일) 삼성물산의 주가는 12.77% 하락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월 17만원선까지 치솟았던 삼성물산은 전날 13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전날 삼성물산은 장중 13만1300원까지 떨어지며 3개월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다른 지주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날 GS는 4만25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3개월간 11.90% 하락했다. SK와 롯데지주도 전날 각각 15만600원, 2만4350원에 거래를 마치며 밸류업 프로그램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회귀했다.
밸류업 지수 편입 실패에 대한 실망감 등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상반기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올랐지만 정작 지수 편입 실패와 함께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나오지 않으면서 실망 매물이 터져 나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요 지주사 중 밸류업 본 공시를 한 지주사는 단 한곳도 없다. LG와 포스코홀딩스, 신세계가 4·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겠다고 예고 공시를 한 것이 전부다.
아이엠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상반기는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던 단계였다면 4·4분기부터는 실질적으로 개별 기업들이 얼마만큼 밸류업 공시를 하고, 공시를 제대로 이행하는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라며 "지주사들의 경우 정책 기대감에 주가는 올랐지만 밸류업 공시는 아직 하지 않고 있거나 준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주가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연구원은 "금융 지주를 보면 지주사의 주가 부진의 이유가 나온다"며 "금융 지주와 지주사는 올해 상반기 비슷하게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올랐지만 구체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하고, 이행해가는 금융 지주만 상승분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반등의 열쇠는 향후 밸류업 공시에 달렸다는 시각이다.
특히 삼성물산, SK 등 자사주 규모가 있고, 시가총액이 큰 지주사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경우 크게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헌 연구원은 "지주사들의 주가 향방은 얼마나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밸류업 공시를 내놓는가에 달렸다"며 "밸류업 공시를 발표한다면 모멘텀으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지주사 내에서도 삼성물산, SK, LG 등 시가총액이 크고, 배당 여력이 있는 지주사들이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설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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