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가.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둔화와 탄탄한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이 최근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금리인하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올해 3·4분기 실적 시즌을 열어젖힌 금융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며 미국 경제는 자신감을 되찾았은 것으로 보인다.
■"물가 안정·경제 성장, 다 잡았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블랙록 등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올해 3·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금리인하 국면에서 3·4분기 수익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글로벌 은행들은 호실적을 보였다. JP모건은 매출 427억달러에 주당순이익(EPS) 4.37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서 전망한 매출 414억3000만달러, EPS 3.99달러를 넘어선 깜짝 실적이다.
이와 함께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의 제러미 바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런 실적은 연착륙과 부합하는 결과”라며 "지금의 미국 경제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호황(골디락스)"라고 평가했다. 이날 JP모건의 주가는 전일 대비 4.44% 오른 222.29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990.26달러)를 기록했다. 블랙록의 3·4분기 매출은 52억달러, EPS는 11.46달러로 시장전망치(50억달러·10.36달러)를 넘어섰다. 블랙록의 운용자산(AUM)은 11조5000억달러에 달했고, 순 유입액은 221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웰스파고는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EPS 기대를 웃돌면서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웰스파고의 3·4분기 매출은 203억7000만달러로 예상치(204억달러)를 밑돌았다. 그러나 EPS는 1.42달러로 1.28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상회했다. 덕분에 웰스파고의 주가도 5.61% 상승한 60.99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실적 발표로 월가는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라고 평가했다. 금융투자 전문매체 배런스의 레베카 운가리노는 "낮은 금리는 우려했던 것보다 덜 해로웠다"라며 "전반적인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소비자의 재정 건전성과 기업 활동을 대변하는 은행의 결과는 사람들이 여전히 지출하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대규모 거래에 대한 의지를 계속 되찾고 있음을 반영한다"라고 설명했다.
■"리스크 여전히 남아있어"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자 지출과 대출 수요 차원에서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텔리스 데모는 "이번 실적을 보면 카드 지출 증가가 둔화되고 카드 지불이 늦어지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JP모건은 엔데믹 이후 지출 급등에 따른 역기저 효과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소매 지출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배런스의 레베카 운가리노는 "이번 실적 발표는 그동안 높은 이자율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미국 경제의 현실을 보여준다.
대출 수요는 여전히 약하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이자율이 높은 상태로 새로운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부채를 지는 것을 주저하거나 적어도 연방준비제도가 기준 금리를 더 낮출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아직은 탄탄하지만 내·외부 요인이 함께 악화하는 것이 문제"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미국 경제가 회복성을 유지하는 동안 대규모 재정 적자, 인프라 필요, 무역 구조 조정, 세계적인 재무장 등 몇 가지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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