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데뷔 2년만에 우승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 선택한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마지막날 버디 9개로 최종 49점
장타자 방신실 타이틀방어 실패
김민별이 13일 전북 익산시 익산CC에서 K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방신실이 13일 전북 익산CC에서 열린 '2024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골프는 최종 라운드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계속 선두권을 내달리다가도 최종 라운드에서 10타 이상도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 프로 골프다. 이번 최종 라운드에서 소위 '그 분'을 영접한 선수는 다름 아닌 2년차 김민별이었다. 2023 KLPGA 신인왕에 빛나는 김민별이 2년 차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총 18점을 쓸어 담아 최종 합계 49점으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매겨 점수 합산으로 순위를 가린다. 따라서 안정적인 플레이보다는 버디나 이글을 많이 수확하는 선수가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래서 지난해 챔피언인 '장타자' 방신실이나 버디 1위 윤이나가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방신실은 이번 1~3R에서도 좋은 스코어를 보여줬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의 결과는 전혀 예상밖이었다. 김민별은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잡아냈다. 타수로 치면 9언더파를 하루에 기록한 것이다. 변형스테이블포드 방식이 아니라도 충분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만한 스코어였다. 당연히 최종 라운드에 나선 선수 60명 가운데 가장 많은 점수를 기록했다.
최종라운드는 김민선이 단독 선두, 방신실이 단독 2위로 시작됐다. 김민별이 본격적으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 것은 4번홀이었다. 4번홀에서부터 7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김민별은 9번 홀(파4)에서도 2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10번 홀(파5) 버디로 43점까지 달아난 김민별은 14번 홀(파4)에서도 2m 버디 퍼트를 넣어 우승을 사실상 예약했다.
따라가던 방신실은 뒷심이 약간 미치지 못했다. 김민별을 1점 차로 추격하던 방신실은 15번 홀(파4)에서 파 퍼트를 실패한데 이어 16번 홀(파3)에서도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하며 2연패에 아쉽게 실패했다.
이번 우승으로 김민별은 우승 상금 1억 8000만원을 챙겼다. 상금랭킹 29위에서 17위(4억8523만원)까지 수직 상승했고, 대상 포인트 순위도 18위에서 14위로 상승했다.
하지만 상금보다 중요한 것은 '무관의 신인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벗어던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김민별에게 많은 이들이 "방신실이 신인으로서 무려 2승을 했고, 흥행에도 공헌했는데 왜 김민별이 신인왕이냐"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우승이 없어 빛바랜 반쪽 신인왕이라는 평가절하를 감당해야 했다.
방신실 외에 황유민도 한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터라 신인왕에 오르고도 온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방신실을 꺾고 우승을 한 김민별은 방신실, 황유민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젊은 주자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13점을 딴 방신실은 지난해 우승에 이어 올해 준우승(47점)을 차지해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에 최강자임을 다시 입증했다. 정윤지가 12점을 추가 3위(45점)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 이글을 가장 많이 잡아낸 신인왕 후보 유현조와 박혜준이 공동 4위(44점)를 차지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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