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데이비드 시에 시니어 디렉터가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2024-25년 디스플레이 산업 10대 토픽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디스플레이 업황은 바닥을 쳤지만 수요 및 생산 능력, 공급 측면에서 봤을 때 올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데이비드 시에 시니어 디렉터는 17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13% 성장할 것이고, 내년에도 7% 가량 성장하며 유사한 트렌드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에 디렉터는 이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10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우선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황은 지난해보단 다소 회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가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해 가전제품 소비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남은 하반기 TV 수요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디스플레이 업계에 호재라는 평가다. 시에 디렉터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이달부터 TV나 PC와 같은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지난해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점유율은 60.8%로 독과점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최근 중국 TCL그룹의 디스플레이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을 인수하면서, 독과점 체제는 강화되고 있다.
CSOT는 해당 시설을 통해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패널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에 디렉터는 "CSOT의 광저우 공장 인수는 장기적으로 TV가 아닌 IT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며, 국내 업체들을 바짝 죄고 있다.
시에 디렉터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중국 OLED 기업들이 뜨고 있다"며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LED 부문에서 기존에는 삼성이나 LG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중국 업체들이 합쳐서 48%를 차지하고 있고, 언젠가 5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지정학적 문제도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요 키워드로 언급됐다.
시에 디렉터는 "삼성, LG와 같은 글로벌 리딩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보면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지정학적 이슈에 대해 리스크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에 기업들은 점차 공급처를 다변화하거나 다각화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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