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소설가 한강 작가(54·사진)가 수상 뒤 국내 첫 공개 행보에 나섰다.
17일 포니정재단에 따르면 한 작가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했다. 수상 후 언론의 주목을 피해왔으나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은 노벨 문학상 수상 전 확정된 일정인 만큼 예외적으로 참석한 것이다.
이날 시상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취재진이 일찌감치 행사장 로비에 진을 치며 주인공을 기다렸지만 그의 모습을 포착하진 못했다.
포니정재단은 지난 2005년 고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애칭 '포니 정'에서 이름을 따 설립됐다. 장학사업을 중심으로 인문학 분야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지난달 19일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호명했다. 당시 "한강 작가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조망하는 주제 의식과 감정에 울림을 선사하는 표현력으로 국내외 독자 모두를 사로잡았다"며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 작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 작가로는 지난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외신조차 "예상치 못한 대반전"이라고 타전했다. 하지만 한 작가는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고사하는 등 두문불출해 왔다.
한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씨는 이런 딸을 대신해 자신의 집필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노벨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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