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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장 공식' 깬 올림픽파크포레온, 모두가 놀라게 된 이유

입주 코앞이지만 입주권-전세가격 모두 상승
'실거주 의무' 불안감에 입주율 이례적 높아
전세매물도 과거 아파트 대비 절반에 그쳐

'입주장 공식' 깬 올림픽파크포레온, 모두가 놀라게 된 이유
20일 올 12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의 모습. 사진=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손님들이 과거 입주장 효과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고 찾아오는데 전세가가 모두 올라가고 있다. 그런 분들께 일일이 설명해드려야 하는데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난감한 상황이다. 애초에 전세매물이 나와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텐데 매물이 거의 없다.”
■사라진 입주장 효과…원인은 실거주의무
20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공인중개사 A씨는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올파온)이 ‘입주장 효과’가 없는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입주장 효과란 대규모 단지의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인근 아파트의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입주장 효과가 뚜렷했던 지난 2019년 초 입주한 헬리오시티(9510가구)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헬리오시티의 입주를 앞두고 전세가율은 50%를 밑돌았고 인근 아파트 전세와 매매 시세를 모두 낮췄다. 그러나 올파온의 입주를 앞두고는 강동구 일대에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올파온의 입주권과 전세가격도 연일 상승중이다. 특히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파온 전용134㎡의 입주권 또한 지난 25일 33억374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전세매물이 없는 이유를 두고 입주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주율이 높은 이유로는 실거주의무를 지목한다. 실제로 올초 실거주의무 적용이 3년 유예됐지만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은 적다. 임대인은 최초 입주 가능일 3년 뒤까지 실거주의무가 폐지되지 않으면 실거주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특히 세입자가 전세 2년 계약 만료 후 계약갱신청구권(2+2)을 청구할 경우 더욱 복잡해진다.

■'얼죽신' 열풍도 매물품귀 한몫
올파온의 전세 매물은 2666건(20일 기준)으로 전체 1만2032가구의 22% 수준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보통 전체 가구의 50% 정도가 전세 매물로 나온다고 진단하는데 올파온은 이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지난해 입주한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는 입주 당시 1424건(지난해 8월1일)이 매물로 나왔는데 47% 수준이었다.

또 다른 둔촌동 공인중개사 B씨는 “실거주의무가 유예됐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될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이 때문에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실거주의무 3년을 먼저 채우고 향후에 임차인을 구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과거에 비해 뚜렷해진 신축 선호 현상도 입주장 효과를 무력화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하더라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올라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과거 입주장효과를 보였던 헬리오시티 입주때와는 달리 공급물량이 적어진 탓도 영향이 크다.
헬리오시티가 입주한 2019년의 공급물량은 4만7225가구가 넘었지만 올해 신축물량은 1만9923가구에 불과하다. 올해에 비해 늘어나는 내년의 공급물량도 3만5582가구 수준인데 2019년의 물량과는 차이가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현재 전세매물을 내놓은 사람들마저 앞으로 발생할 법적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거둬들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과거와 달리 신축선호 현상이 뚜렷해져 당분간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둘 다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