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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조금 확대에 신차 효과… K배터리 ‘캐즘’ 넘나

내년 3社가 받는 AMPC 4兆 예측
美 현지공장 상당수 본격 가동 예정
배터리 탑재한 신차 발표도 잇달아

美보조금 확대에 신차 효과… K배터리 ‘캐즘’ 넘나

2025년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받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올해 대비 약 2조원 늘어난 4조원 가량으로 예측됐다. 이들 배터리를 탑재한 완성차 업체 신차 발표도 예고되면서 내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대선이 변수로 꼽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기차로의 대전환 방향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배터리 3사 AMPC 4.2조 예상

20일 파이낸셜뉴스가 10월 증권사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국내 배터리 3사가 내년 받는 AMPC는 4조1709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3사 예상 AMPC 2조1010억원 대비 98.6% 늘어나는 수치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할 때 셀은 1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에너지솔루션(2조5475억원)이다. 올해 예상액 1조5108억원 대비 68.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올해 3·4분기까지 1조1027억원의 생산 세액공제를 받았다. SK온 9538억원, 삼성SDI가 669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삼성SDI 증가세가 눈에 띈다. 올해 삼성SDI의 AMPC 예상 규모는 886억원이다. 예측이 맞다면 1년 새 7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셀이 아닌 배터리 팩 공장에서 발생한 AMPC를 1·4분기 467억원, 2·4분기 79억원 반영했다.

내년 AMPC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는 미국 내 3사의 공장 상당수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연간 4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합작 공장을 비롯,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 3공장 가동 목표도 내년으로 잡았다. SK온도 내년 포드와의 JV 블루오벌SK 공장 가동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국 켄터기·테네시주에 위치한 이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127GWh다. 현대차그룹과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연 35GWh 규모 배터리셀 공장도 내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세웠다. 삼성SDI는 미국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에 짓고 있는 연 33GWh 배터리 공장 가동을 기존 내년 1·4분기에서 올해 말로 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신차 효과도 호재

이들 배터리를 탑재하는 글로벌 완성차들의 신차 발표가 이어지고 점도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AMPC는 생산이 아닌 판매를 기준으로 책정된다"며 "배터리가 많이 팔리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 테슬라,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를 비롯해 폴스타,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대다수가 신차를 내놓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르노·폭스바겐, SK온은 폴스타, 삼성SDI는 스텔란티스·폭스바겐 등과 협력하고 있다.

남은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미국은 현지시간 오는 11월 5일 대선을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벌써부터 당선 시 'IRA 법 폐지' 등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결과에 따라 보조금 축소 등 변화 생길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기차로의 대전환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