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20집 '20'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가수 조용필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스무 번째 정규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가왕' 조용필(74)이 2013년 '헬로' 이후 11년 만에 정규 20집 '20'을 발매했다.
조용필은 22일 음원 공개를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칠십이 넘어 신곡을 발표하는 게 어려웠지만 열심히 했다"며 "새로운 곡이 있으면 또 할 수 있겠지만 정규앨범으론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19집 이후 새 앨범을 내는 데 11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콘서트는 계속했지만 음반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내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곡을 만들어놓고 다음 날 다시 들어보면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며 "이번 앨범은 이달 초까지 녹음했다"고 덧붙였다.
조용필은 앞서 2022년 10월과 지난해 4월 각각 정규 20집 리드 싱글 '로드 투 트웬티(20)-프렐류드' 1·2를 냈다. 이번 앨범엔 두 싱글에 실린 '세렝게티처럼', '찰나', '필링 오브 유', '라'를 포함해 '타이밍', '왜', '그래도 돼'까지 총 7곡이 담겼다.
타이틀곡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를 위한 응원가 '그래도 돼'다. 이제는 자신을 믿어보라고, 조금 늦어도 좋다고 토닥여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조용필은 "TV에서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카메라가 외면한 패자의 마음에 주목하게 됐다"며 "모두가 이기거나 성공할 순 없다. '다음엔 이길 거야' '지금은 그래도 돼' 그런 얘기를 직접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968년 록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한 조용필은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스타덤에 올랐다.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실린 1집으로 국내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최초 누적 앨범 1000만 장 돌파, 한국 가수 최초 미국 카네기홀 공연 등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데뷔 55주년인 지난해에도 잠실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어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조용필은 패자였던 적이 없는데 어떻게 패자의 마음에 주목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 중 완전히 만족한 곡은 없다"며 "주변에선 이 정도면 괜찮다 해도 난 속으로 화가 났다"고 완벽주의 면모를 보였다.
그렇다면 어떤 시기의 조용필에게 돌아가 '그래도 돼'라고 말해주고 싶을까. 조용필은 "1990년대 중반"을 꼽았다. 그는 "1992년 '꿈'을 발표하고 더는 TV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당시 난 가수인데 방송인으로 남을까 봐 우려돼 그렇게 선언했는데, 3년쯤 지나니까 콘서트 객석이 줄기 시작해 한때 내게 실망했었다"고 돌이켰다.
수록곡 중 응원가가 많다는 질문에 "옛날 곡을 듣다 보면 우리 마음을 북돋아주는 노래가 있다"며 "나도 그런 위로를 받아서 나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힘든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 주변에는 30~40명의 팬이 '여전히 무대에서 새 노래로 팬들과 소통하는 당신의 열정을 사랑합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취재진을 반겼다. '오빠', '땡큐 조용필', '나는 조용필 팬'이라는 문구로 팬심을 드러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