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금리 인하때도 시장 활성화
고금리 시기에 미뤘던 투자사업
다시 늘어날 것이란 전망 확산
내수부활 없인 어렵다는 분석도
실제 화장품 매장 등 공실 늘어
리테일 거래 당장 회복은 힘들듯
부동산 업계는 최근 금리인하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그동안 미뤄졌던 투자들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소비의 디지털화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의 입지에 따라 옥석 가리기도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인하, 오랜만에 단비…입지에 따른 옥석가리기도 예상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관계자들은 최근 38개월 만에 단행된 금리인하로 인해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아껴뒀던 투자액을 풀 때가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라이파우더(모은 투자금 중 아직 집행하지 않은 돈)가 최근 1~2년 동안 쌓여 있는 상태"라면서 "금리가 꺾였으니 적체된 사업들이 내년엔 실질적인 거래로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부동산 투자회사들 대부분이 올해의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올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부분까지 해야 한다는 심리가 있어 더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리인하가 이뤄지며 시장에 온기가 감도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금리가 낮았던 시기에 상업용 부동산이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에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7~8일 구주주 대상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청약률이 106%에 달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유증 자금을 '강남역 DF타워' 우선주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업용 부동산은 시중금리와 비교우위를 통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수익형 상품"이라면서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2~3회 낮출 것으로 예상되기에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프라인 매장 쇠퇴' 장기적 과제 떠안은 리테일
금리인하가 되더라도 상업용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곧바로 시장금리가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영향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실제 금리를 낮추고 내수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상업용 부동산의 장밋빛 미래는 전망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봤다.
특히 리테일(판매) 부문은 장기적으로도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화장품가게, 옷가게 등 주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판매하는 매장들로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리테일 부문 거래건수는 1662건으로 전년(2480건)에 비해 33% 감소했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4000~6000건대였던 거래건수는 지난해 2000건 밑으로 내려왔다. 올해도 1421건(10월 18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2000건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 소비보다 많아졌기에 입지에 따라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더라도 이를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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