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뱅크 제공
[파이낸셜뉴스] "쌀도 커피처럼 품종마다 고유한 맛과 향이 있다. 그레인뱅크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쌀을 추천하는 플랫폼을 통해 쌀의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다."
안훈민 그레인뱅크 대표
(사진)는 24일 "쌀 소비가 줄어드는 한국 농업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레인뱅크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개개인의 소비 패턴과 건강 상태에 맞는 쌀 품종을 추천해주는 플랫폼 '캐시세끼'를 선보일 계획이다. 안 대표는 "캐시세끼는 '캐시'와 '삼시세끼'의 합성어"라며 "이용자가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면 '쌀 캐시'가 쌓이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캐시세끼는 '끼니 챙김이'이자 '건강 챙김이'다. 밥 때가 되면 알림을 보내주고, 이용자는 자신의 식사 사진을 올리면 쌀 캐시를 리워드로 받아간다. 일정량의 쌀 캐시가 쌓이면 이용자들은 쌀을 직접 배송받아 맛볼 수 있다.
안 대표는 "캐시세끼는 당뇨, 고혈압,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이나 지병에 도움이 되는 쌀 품종과 잡곡 블렌딩을 고객에게 제안한다"며 "일상 식생활 속에서도 편하게 맞춤형 곡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인들의 빠른 생활 패턴에 맞춰 쌀에 대한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벤트를 통한 커뮤니티 구축, 데이터 기반 주변 외식업 추천 서비스, 미니 게임 등을 통해서다. 아울러 전국 단위 파트너 농부 제도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공급 시스템도 구축 중에 있다.
그레인뱅크는 2019년 쌀의 프리미엄화를 목표로 설립된 '인생쌀집'에서 시작됐다. 안 대표의 가족은 3대째 농사를 지어온 농부 가족이다. 안 대표는 농촌의 어려움을 가까이서 피부로 느낀 몇 안 되는 청년이었다. 아버지를 비롯한 농부들이 고된 노동으로 얻은 쌀이 홀대 받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안 대표는 프리미엄 쌀 브랜딩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쌀의 품종을 경험할 수만 있다면 쌀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게 안 대표의 생각이다. 쌀 품종은 1100여개에 달하지만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품종은 200종에 그친다. 안 대표는 "저가의 쌀이 주를 이루면서 농부들은 고품질 쌀을 재배할 동력을 잃었다"며 "소비자 역시 쌀의 진정한 가치를 경험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쌀을 단순한 주식으로 보지 않고, 각각의 품종이 가진 고유한 맛과 기능성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캐시세끼' 플랫폼 구축은 씨엔티테크가 모집하는 '2024 K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관)에 선정되면서 속도가 붙었다.
K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선정된 7개 스타트업에 비즈니스 역량강화를 위한 공통교육과 기업별 맞춤형 멘토링, 그리고 해외 로드쇼 등을 지원하고 있다. 씨엔티테크는 지난 9년간 본 사업을 통해 86개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 중국·동남아 등의 해외진출과 미주 등에서 다수의 투자유치를 성공시킨 바 있다.
안 대표는 "한국 쌀 시장에서 프리미엄 쌀의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그레인뱅크는 농업 혁신을 이끌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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