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광주송정역을 출발해 용산으로 가는 'KTX 청룡' 시승 열차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는 철도노조가 11월 말 총파업을 예고했다. 파업 시 KTX와 지하철 1호선 운행 차질에 따른 시민 불편 뿐만 아니라 화물 운행 중지로 인한 물류 대란이 우려된다.
27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다음달 전국 지구별 야간총회를 거쳐 총파업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철도노조측은 이르면 오는 11월 말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지난 23일 서울역에서 열린 총력결의대회에서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다른 공공부문과 동일하게 철도노동자를 차별 없이 대우하고 노사 합의를 지키면 된다"며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철도노조가 진행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의 76.59%가 찬성했다. 투표에는 철도노조 조합원 2만1102명 중 1만9776명(93.7%)이 참여했다. 한국철도공사노조, 철도승무노조, 고속철도운전노조 등 3개 소수노조는 집행부에서 불참을 결정하면서 기권 처리됐다.
철도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임금 인상 △231억 체불 임금 지급과 성과급 정상화 합의이행 △4조2교대 전환 △신규노선 위탁 중단·부족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다. 지난 7월부터 사측인 코레일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8차례 교섭 끝에 최종 결렬됐다.
가장 큰 이슈는 임금문제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에 따른 기본급 2.5%의 정액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비용 등의 문제로 거부했다. 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으로 인한 231억원 체불 임금 문제도 논쟁거리다. 철도노조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기준이 기본급의 100%에서 80%로 축소되며 임금이 체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전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다. 코레일 업무 중 사망한 철도노동자 수는 지난 2021년 1명, 2022년 4명이다. 올해에는 지난 8월 코레일 관할의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작업용 차량끼리 충돌 사고가 벌어져 노동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 같은 사고가 인력 부족 문제라고 보고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함께 6년째 시범운영에 머물고 있는 4조2교대 전환도 정식으로 시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는 대부분 3조2교대 근무로 운영되고 있어 근로자들은 연속 야간근무에 들어가는 상황이지만 사측은 비용 등의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철도노조가 다음 달 말부터 파업에 들어가면 출퇴근길 KTX와 서울지하철 1호선 등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 코레일이 운영하는 화물 업무도 중지돼 경제적 비용도 크게 발생할 전망이다.
코레일 측에서는 끝까지 협의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상은 사측뿐만 아니라 정부와 관계기관들의 협의가 필요한 내용”이라면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철도노조는 지난해 9월 수서행KTX운행과 직무급제 철폐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지난 2019년 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일어난 파업 이후 4년만이다. 이번에도 총파업에 나서게 되면 2년 연속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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