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최대 생산기지’ 獨 진델핑겐 팩토리 56 가보니
내연기관·전기차 등 다차종 생산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진델핑겐 생산기지 내 스마트공장으로 구축된 자동차 조립공장인 팩토리56 내부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파이낸셜뉴스 진델핑겐(독일)=조은효 기자】 "스마트 팩토리인데 왜 고숙련 인력을 투입하냐고요?"
메르세데스-벤츠의 본산(운터튀르크하임 공장·설립 120년)인 독일 남부 슈트트가르트에서 약 25㎞ 거리에 위치한 벤츠 최대 생산기지인 진델핑겐 공장 내 '56번동'. 지난 23일(현지시간)방문한 일명 '종이가 없는 공장'으로 불리는 이 공장의 정식 명칭은 '팩토리 56'이다. 벤츠가 총 21억유로(약 3조원)을 투입해 지난 2020년 약 22만㎡규모로 구축한 최첨단 조립공장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미국, 한국, 중국 등지로 수출되는 벤츠 S클래스와 마이바흐 S클래스, 세단 전기차 EQS 등 '최고급 모델' 3종이 생산되고 있었다. 벤츠가 자부하는 '럭셔리의 본고장'인 진델핑겐에서도 주력 공장이자, 벤츠의 미래 생산전략이 집약된 곳이다.
벤츠가 최첨단 디지털 생산기술을 집약해 구축한 미래 공장의 '표본격'인 이 스마트 생산시설에는 사실, 여느 스마트공장들과는 다른, 한 가지 '반전'이 숨겨져 있다. 그것은 바로 "카메라 렌즈보다 더 정확하고, 로봇보다 더 정교하게 그린다"는 '자동차 장인'으로 불리는 고숙련 인력들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이었다. "스마트공장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는 질문에 벤츠 관계자는 "인간 중심 자동화를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다"며 "자동화 할 수 있는 것은 기본 자동화하고 있으나, 최종 조립은 품질이 완성되는 '마지막 보루'이기에, 최고의 숙련 인원을 투입해 수작업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답했다.
차체 상단과 하부, 각각 다른 색을 입힌 마이바흐 S 클래스 투톤 모델의 경우, 수제 도장 작업에만 1주일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이바흐 투톤 모델의 '가로 한 줄 '페인팅을 가리키며, "결코 기계로 할 수 없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벤츠의 고숙련 인력들은 카메라 렌즈보다 더 정확한 눈으로 미세한 흡집까지 모두 찾아낸다"고 자신했다. 불량으로 판명되면 해당 차량은 곧바로 라인에서 빠진다.
이는 지역의 고용유지를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다. 전동화 전환에 따라, 분명, 신규 채용은 감소 추세에 있으나, 현재 인원을 축소하지 않고 기존 고숙련 인원을 재교육해 투입하는 형태로 품질을 유지해 간다고 벤츠 관계자는 전했다. 전체 진델핑겐 생산기지의 생산인력은 약 2만1500명이며, 그 가운데 팩토리56에서는 약 12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이 마이바흐를 조립했다가, 생산계획에 따라, 곧바로 전기차 EQS 조립으로 즉시 전환한다는 점이다. EQS에 들어가는 대형 모터 뒤로 S클래스의 직렬 6기통 엔진이 조립되는 광경이 연출되는 것이다.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거의 동시에 일사불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인데, 벤츠는 이를 일컬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든 모든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의 '풀 플렉스 메리지(full flex marriage·유연 결합)라고 칭했다. '풀 플렉스 메리지'는 차체와 하단 엔진부가 결합하는 공정, 차체와 전기차 프레임이 합쳐지는 순간을 '결혼'이라고 부르는 자동차 업계 용어에서 따온 표현으로, 다른 말로는 '유연 생산대응'이다. 고숙련 인력과 첨단 로봇 생산시스템이 결합된 구조에서 가능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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