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CU의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파이낸셜뉴스]
#. 최모씨(33)는 요즘 중고거래때문에 편의점을 자주 들른다. 중고거래로 판매하는 물건을 대부분 편의점 택배를 통해 보내기 때문이다. 최씨는 "같은 물건이라도 값싸게 사기 위해 중고거래를 많이 하다 보니 100원이라도 더 싼 편의점 택배로 보내달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개인 간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편의점 택배시장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택배서비스의 모객효과가 갈수록 커지자 발송지를 기존 편의점에서 고객 주거지까지 확장하는 등 일반택배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편의점, 방문 택배까지 확장
28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업계 처음으로 집 앞까지 찾아가는 방문 택배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고객이 직접 편의점을 찾아가 택배를 맡겨야 했지만, 이 서비스는 택배기사가 발송지를 방문해 택배를 수령한다. 기존 CU 택배 서비스처럼 'CU POST'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CU는 자체 물류를 통해 점포에서 점포로 이동하는 알뜰택배와 CJ대한통운을 통해 점포에서 접수하면 배송지까지 배송하는 일반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문택배 서비스는 일반택배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수거를 담당한다. CU 관계자는 "택배 이용 고객 중에 1회 접수당 2건 이상 보내는 고객이 많아 편의를 높이기 위해 출시한 서비스"라며 "1~2인 가구 등 시간이 부족해 편의점에서 택배를 접수하기 어려운 고객에게 획기적인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U가 업계 최초로 방문 택배 서비스까지 내놓은 건 편의점 택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특히, 일반택배뿐 아니라 '반값', '알뜰'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일반택배보다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자체 택배서비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GS25가 지난 2019년 3월 '반값택배'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한 편의점 택배 서비스는 편의점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이용한 것으로 일반택배보다 저렴해 중고거래에 많이 활용된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전체 거래 중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2021년 7월 49%에서 지난해 7월 기준 72%, 올해 9월 기준으로는 94.5%까지 늘었다. 중고거래에 대면거래보다 택배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편의점 택배 이용 건수도 크게 늘었다. GS25의 반값택배는 출시 초기에는 이용건수가 9만건 정도에 불과했으나, 올해 9월 기준 누적 이용건수가 3600만건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2020년 3월 나온 CU의 알뜰택배도 올해 1~9월 이용건수가 전년 대비 30.3% 증가했다. CU의 전체 택배 서비스 중 알뜰택배 비중도 2021년 8.2%, 2022년 15.8%, 2023년 25.3%, 올해 1~9월 30.3%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동반구매 '미끼 효과'로 경쟁 치열
편의점업계 입장에선 택배 서비스가 훌륭한 '미끼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GS25에서 반값택배를 이용하고 다른 일반 상품을 추가구매하는 고객 비중은 30%가량이다.
GS25 관계자는 "반값택배 특성상 접수 고객 1명, 택배 수령 고객 1명 등 총 2명이 가맹점을 방문하는 효과로 이어진다"며 "누적건수를 고려하면 7200만명이 반값택배로 GS25를 찾은 셈"이라고 말했다. CU에서는 알뜰택배를 이용하며 다른 물건을 함께 구매한 이들의 비중을 나타내는 동반구매율이 2022년 31.0%, 지난해 40.2%, 올해 1~9월 41.3%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연정욱 BGF네트웍스 대표는 "이번 방문 택배 서비스는 전문 택배사가 아닌 편의점 회사가 택배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접근성과 편의성을 더욱 높인 사례"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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