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 2월 식품규제 강화
생산 과정 등 정보 공개 의무화
업계 "기밀 정보까지 공개 부담"
새로운 수출 리스크로 급부상
"국가별 수출이슈 꼼꼼히 따져야"
최근 유럽이 식품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신 시장 개척에 나선 국내 식품업계가 새로운 수출 리스크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신규 개발 상품인 '신 식품(노벨푸드)'의 유럽내 판매를 위해선 식품의 출처부터 생산 과정, 식품 처리 방식 등 사실상 모든 정보를 일반에 공개토록 하는 등 규제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식품업계는 생산 과정 등 일부 정보는 '회사 기밀'에 해당하는 만큼 향후 상품 출시 등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EU에서 신 식품(노벨푸드) 출시를 위한 안전성 입증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진다. 신 식품은 새로운 기술과 생산 공정을 통해 생산된 식품을 말한다. EU에서 신 식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사전 시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우선 내년 2월부터 유럽내에서 신 식품 판매를 위해선 국내외 식품사들이 신 식품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 생산 과정, 구성, 사양, 제안된 용도에 대한 세부 정보까지 공개해야 하는 것이다.
또 식품을 처리하는 방식, 독성, 영양, 잠재적 알레르겐을 포함해 식품의 예상 소비량, 사용 이력 및 안전성 데이터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이달 초 이런 내용의 신식품 허가 신청을 위한 행정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식품업계는 생산 과정 등 일부 정보는 회사 기밀에 해당해 신 식품 개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내 식품 규제는 까다롭기로 유명하지만 제품 출처부터 생산 과정 등 사실상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것은 회사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일단 시행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수출 품목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사 관계자도 "유럽내 식품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럽 진출에 차질 없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꼼꼼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EU의 생산 규칙을 완전히 준수하는 경우에만 EU 유기농 로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내 식품업계는 유럽내 유기농 관련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한층 강화된 규제에 직면한 셈이다.
앞서 독일의 음료 제조 업체인 허바리아는 비식물성 비타민과 글루코네이트 철분이 포함된 음료에 대해 EU 유기농 생산 로고를 적시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유기농 생산 로고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EU 유기농 로고 사용 규정은 유럽 내에서 유기농으로 생산, 판매되는 모든 포장 식품에만 사용할 수 있다.
국내 농식품의 유럽 수출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EU와 영국에 대한 농식품 수출액은 5억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3억9700만달러) 대비 27.4% 증가한 규모다. 최근 유럽 내 신제품 출시와 법인 설립 등 국내 식품사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사들의 유럽 진출이 이어지는 만큼 수출 관련 리스크는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며 "유럽 각 국가의 수출 이슈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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