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츠 등 유상증자 쏟아지고
美국채금리 급등 더해 투심 위축
"다음달부터 다시 상승 흐름 기대"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 곡선을 그렸던 리츠주가 정작 금리인하가 시작되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잇따른 리츠주들의 유상증자에 미국 국채 금리 급등까지 더해지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11월부터는 다시 상승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던 지난 9월 18일부터 이날까지 'KRX 리츠 TOP 10'지수는 8.19% 하락했다. 이 기간 KRX 테마 지수 중 하락률 2위다. KRX 리츠 TOP 10 지수는 국내 코스피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담은 지수다. 이어 'KRX 부동산 리츠 인프라 지수'가 6.73% 하락하며 하락률 3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리츠주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우상향을 보여왔다. 올해 초부터 8월 30일까지 KRX리츠 TOP10 지수는 12.19% 상승했으며, KRX 부동산 리츠 인프라 지수도 7.37% 올랐다. 하지만 정작 금리인하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반전된 모습이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면 한화리츠가 이 기간 20.02% 하락하며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제이알글로벌리츠(-13.47%), 롯데리츠(10.81%), SK리츠(-9.74%) 등이 크게 빠졌다.
최근 리츠들의 유상증자가 연달아 쏟아진 영향이 컸다는 시각이다. 지난달 삼성FN리츠는 삼성화재 판교사옥을 신규로 편입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 롯데리츠 역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며, 한화리츠는 유상증자로 상장 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인 473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리츠의 유상증자는 신규 자산을 매입해 배당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 편입하려는 자산이 부실하거나 업황이 안 좋을 경우 투자자들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 희석에 주목해 악재로 해석하는 경향이 크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점도 투심 악화로 이어졌다. 미 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이후 3.70%까지 떨어졌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4%대를 돌파했다.
삼성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9월부터 리츠는 유상증자 집중,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 등으로 부진한 흐름으로 전환했다"며 "특히 미국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베팅해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점이 리츠의 투자 심리(센티멘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11월부터 점진적인 지수 반등이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대형 리츠의 유상증자 청약이 마무리되고, 미국 대선이 끝나면 단계적인 금리 인하에 따라 지수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 이은상 연구원은 "9월 이후 투자 주체별 순매수 대금 추이를 살펴보면 10월 들어 외인 순매도가 많았고, 국내 리츠 상장지수펀드(ETF)도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다만 한국은행의 단계적인 금리인하에 따라 국내 리츠도 상승 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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