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출신’ 고동진 의원 지원 촉구
"직접보조금, 팹리스·소부장 더 필요"
"美·中·日 지원금 쏟아붓고 있는데
韓은 세제지원·저리융자에 불과"
"트럼프 당선돼도 韓기업 영향없어"
갤럭시 신화의 주역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반도체 직접보조금' 전도사를 자처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고 의원은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까지 정부가 나서서 반도체 패권 전쟁에 나선 것과 달리 소극적인 지원책이 K-반도체의 경쟁력을 저하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고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미국 정부의 보조금 수혜를 받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반도체 직접 보조금 필요"
29일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강연자로 나서 최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트렌드에 대해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고 의원은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 대표이사를 지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리즈인 갤럭시 신화의 주역으로 꼽힌다.
고 의원은 이날 "직접 보조금은 대기업보다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소부장 기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직접 보조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팹리스들이 설계한 제품을 8대 공정을 통해 생산하는 데 50억~100억원가량 든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도 돕고 있지만 이들만으론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정부 질의 때 소부장·중소·중견·스타트업 기업에 직접 보조금 지원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 심의 때 꼭 이 직접 보조금 문제를 집어넣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은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 경쟁국에 비해 한국 정부의 지원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말도 안되는 돈을 쏟아붓고 있고, 미국과 일본도 지원금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낸드플래시는 중국이 이미 우리를 앞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세제 지원과 저리 융자에 멈춰져 있다"며 반도체 산업에 국가 재정 투입을 강조했다.
현재 여야 모두 반도체 특별법안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직접보조금'을 놓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도 칩스법 백지화 안 할 것"
미국 대선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보조금 정책 백지화' 우려에 대해 "과도한 우려"라고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고 의원은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과 관련해 미국 여야 관계자들을 두루 만났다"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 제재에 대해서는 한마음"이라며 현재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고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인적 면모보다 사업가적 면모가 강하다"면서 "현재 대선 상황에서 샤이 보수를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예상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가 미국에서 공장을 설립 중이고 이미 생산까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건드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에 출연해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반도체법에 대해 "정말 나쁜 거래"라고 비난하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이 미국에 와서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보조금을 주는 대신 관세로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쳐 반도체법의 수혜를 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 대선을 예의주시 중이다.
한편 한동훈 대표는 모임에 참석해 반도체 직접 지원에 대해 "반도체 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와 AI의 혁명을 통한 국가 전체의 부를 늘리고 거기서 여러 가지 세금이라든가 법적인 방식으로 받은 자원으로 우리 모두가 잘 살기 위한 복지를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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