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북미시장에서 선전하면서 비교적 좋은 실적을 냈다. 주요 전략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 리밸런싱(사업 재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4분기 매출이 1조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고 31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60% 늘어난 750억원이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글로벌 리밸런싱(사업 재편) 효과가 나타나며 서구권 매출이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발 부진 최소화를 위해 해외 사업을 재편하는 작업인 글로벌 리밸런싱을 주요 경영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런 전략 추진 효과로 아모레퍼시픽의 미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었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 매출도 339% 성장했다. 영국 온라인 플랫폼 'ASOS'에 새롭게 입점하는 등 채널을 다변화한 라네즈가 전체적인 매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코스알엑스도 진출 국가 및 채널을 확대하며 크게 성장했다. 기타 아시아 지역의 경우 주요 브랜드의 고른 활약과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로 매출이 52%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를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했으며, 일본에서도 라네즈와 프리메라 등이 선전하며 매출이 늘었다. 중화권의 경우 주요 이커머스 채널 거래 구조 변경 및 오프라인 매장 정예화로 전체 매출이 하락하고, 사업 구조 개선 작업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내사업은 매출은 다소 줄었으나 수익성은 개선됐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5345억원이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면세 채널 매출은 하락했으나 국내 온라인 및 뉴커머스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서 매출이 성장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수익성개선 노력으로 국내 영업이익은 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었다.
주요 자회사들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이니스프리는 국내 온라인 및 멀티브랜드숍(MBS) 채널 선전에도 면세 채널의 매출 축소로 전체 매출은 하락했다. 채널 재정비로 인해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에뛰드 역시 온라인 및 MBS 매출의 견고한 성장세에도 오프라인 채널 재정비로 인해 전체 매출은 감소했다. 마케팅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도 하락했다. 에스쁘아는 국내 MBS 채널에서 선전하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살롱 판매 확대로 매출이 증가했고, 마케팅 비용 효율화로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글로벌 리밸런싱을 비롯해 '집중 영역과 일하는 방식의 재정의'라는 경영 전략을 추진 중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일본, 영국, 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중국 사업의 구조 재편과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더마, 선 케어, 헤어 케어와 같은 핵심 카테고리의 재설정 및 유통 채널의 최적화 등 집중해야 할 사업 영역의 재정의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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