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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가 흑백요리사"..'라면축제'가 불러온 놀라운 효과[르포]

"오늘은 내가 흑백요리사"..'라면축제'가 불러온 놀라운 효과[르포]
지난 1일 경북 구미시 원평동의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2024 구미라면축제'의 구미라면공작소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김서연기자

[파이낸셜뉴스 구미(경북)=김서연기자] "8번 김치후레이크 넣고, 15번 게맛살도 넣어래이"
지난 1일 찾은 경북 구미시 원평동의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2024 구미라면축제장' 내 구미라면공작소 여기저기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들렸다.

라면공작소는 원하는 면과 스프, 토핑을 자유롭게 조합해 오직 나만의 라면 한봉지를 만들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나만의 라면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 이 순간 만큼은 체험자 모두 '흑백요리사'였다.

대구에서 왔다는 박모(24·여)씨는 "구미에서 라면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먹거리와 즐길 거리, 체험거리가 많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 첫날인 이날 '구미라면축제장'은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성황을 이뤘다.

구미라면축제는 구미시가 국내 최대 라면 생산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을 품고 있다는 점에 착안, 기획한 대표 지역축제다. 올해 3년차를 맞았다.

"오늘은 내가 흑백요리사"..'라면축제'가 불러온 놀라운 효과[르포]
지난 1일 경북 구미시 원평동의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2024 구미라면축제'의 라면레스토랑 앞에 시민들이 길이 줄을 서 있다. 사진=김서연기자

농심이 라면회사 중 유일하게 '지역 상생'의 일환으로 후원하고 있다. 올해 축제 컨셉트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레스토랑'이다. 행사 컨셉트 처럼 구미역 앞에 475m의 라면거리가 조성돼 있었다. 구미라면공작소는 물론, 농심 팝업스토어, 라면 레스토랑 등이 길게 뻗어있었다.

'라면 레스토랑'이 단연 인기였다. 다양한 라면을 맛보려는 시민들이 각 부스 마다 주문을 위해 키오호스크 앞에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이곳에는 구미 대표 맛집과 전국 이색 맛집 등 24개 부스가 설치돼 특색 있는 라면을 판매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대만 등 4개국의 부스에선 무료로 국가별 라면과 국수를 무료로 시식 할 수 도 있다.

농심 구미공장에서 당일 만든 라면을 판매하는 '갓튀긴 농심 라면 판매소' 역시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농심은 이날 생산한 신라면 한묶음(5개) 3600원, 짜파게티 한묶음(5개) 4450원 등 주력 라면 제품을 시중 대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라면을 직접 구매하거나 택배를 통해 보낼 수도 있다. 판매점 밖에는 50m 가량 길게 줄이 늘어선 진풍경도 연출했다.

구미라면축제는 구미역 일대 쇠퇴한 구도심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원평동 상권과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은 구미 지역 최대 상권이지만, 구미국가산업단지내 삼성·LG 등 대기업들의 탈 구미화가 가속화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행사 기간 구미라면축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행사장 인근 편의점 점주 A씨는 "구미라면축제를 영향인지 평소 보다 매장을 오는 손님들이 20~30%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구미새마을중앙시장의 한 상인은 "축제를 둘러본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으로 넘어오는 것 같아 유동 인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반겼다.

"오늘은 내가 흑백요리사"..'라면축제'가 불러온 놀라운 효과[르포]
지난 1일 경북 구미시 원평동의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 '2024 구미라면축제'의 갓 튀긴 농심 라면 판매소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김서연기자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라면축제를 통해 쇠퇴한 구도심의 상권이 부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지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구미시 대표 지역축제에 참여해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완도 다시마 구매, 국내 청년농부 및 양봉농가 지원 등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협업으로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경영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