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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대기업 로비금액 역대 최대
해외 대관조직 격상에 인재 영입도
오는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결과가 판세를 읽기 어려운 초박빙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미국 정·관계를 향한 정보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LG, 한화 등 주요 대기업의 1·4~3·4분기 누적 대미 로비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국내 대기업들의 워싱턴 정가 정보전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집권 공포가 드리웠던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후보 사퇴에 이어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돌풍'으로 요동치면서 반도체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향배를 두고 불확실성이 강화되자 대미 로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3일 재계와 미국 로비자금 추적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삼성그룹(삼성전자 아메리카·삼성반도체·삼성SDI·이매진)은 올 3·4분기 대미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215만달러(약 29억6807만원)를 집행했다. 이는 1998년부터 집행된 로비금액 가운데 역대 3·4분기 기준 최대치다. 1·4~3·4분기 누적 로비금액도 569만달러(약 78억5504만원)로 이전 최고치인 지난해 497만5000달러(약 68억6798만원)를 훌쩍 넘겼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1·4~3·4분기 누적 179만달러(약 24억7109만원)를 집행하면서 기존 최대치인 173만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화그룹은 같은 기간 309만달러(약 42억6574만원)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집행한 로비자금인 158만달러(약 21억8119만원)의 두 배 가까운 금액을 집행했다.
LG도 로비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확대했다. LG전자는 올 1·4~3·4분기 누적 51만달러를 기록하며, 1998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한 해 24만달러(약 3억3132만원)를 집행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배터리 등 주요 산업의 자국 중심주의로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삼성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의 대미 로비 지출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큰 틀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국 내 공급망인 '온쇼어링'(on-shoring)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미국 정·관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로비금액을 증액함과 동시에 미국 정·관계와의 접촉면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 대관조직인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PA)'를 '팀'에서 '실'로 격상시켰고, SK는 미국 대관 통합조직 'SK 아메리카스'를 신설했다. 현대차도 '글로벌 정책실(GPO)'을 '사업부'급으로 격상했고, LG도 공급망 이슈 등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글로벌전략개발원'을 만들었다.
외교·통상 전문가 중용도 이어지고 있다. 외무고시 24회 출신으로 외교통상부 통상전략과장 등을 지낸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대외협력실장(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동행·보좌하면서 최측근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일범 현대차 부사장은 전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을 지내고 현대차에서 지난해 신설된 GPO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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