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표류 중인 위례신사선
서울시, 오늘 저녁 2차 재공고 결과 발표
또다시 유찰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
지난 2022년 8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위례신도시의 모습. 사진=뉴스1
'위례 신사선' 노선도. 서울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17년간 답보상태에 빠진 서울 경전철 위례신사선의 운명이 4일 결정될 전망이다. 민간사업자 공모가 또 유찰될 경우 재정투자사업 전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늦은 오후 위례신사선 민간사업자의 참여 여부 등 2차 재공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위례신사선 경전철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에 조성한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 길이 경전철이다. 2008년부터 추진해왔지만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으며 일정이 지연된 상태다.
당초 삼성물산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사업성을 이유로 2016년에 손을 뗐고,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이어갔지만 공사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업자 계약 해지 사태를 맞았다.
이에 시는 지난 8월 1차 재공고를 냈지만 참여 사업자가 없어 유찰됐고, 2차 재공고까지 내게 됐다. 1차 재공고 때에는 사업비를 최초 공고(1조4847억원) 대비 약 19% 올린 1조7602억원으로 증액했고 이번에는 1조 8380억 원으로 4.4%를 더 올렸다. 최초 공고와 비교하면 총 3533억원을 인상하면서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다. 대표자 출자 지분율도 14.5%에서 10%로 낮추고 시공능력 평가액도 조정해 참여 가능한 사업자 범위를 확대했다.
이날까지 1단계 사전 적격심사 서류를 제출한 사업자가 있을 경우 시는 내년 1월 2일 2단계 사업 제안서를 받고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입성 확보가 쉽지 않아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급등해 책정된 예산보다 실제 사업비가 더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금리가 높기 때문에 공사비뿐만 아니라 인건비, 노무비, 기타 사업비 등이 모두 올라서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2차 재공고에서도 유찰되면 곧바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될 경우 국비 40%를 지원받게 된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제3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을 추진한 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또다시 지난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늑장 교통망' 확충으로 이미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들은 2013년 입주를 시작하며 가구당 700만원씩 총 3100억원의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낸 바 있다. 서울로 출퇴근 중인 한 30대 주민은 "위례에 지하철이 미비해 광역버스로 대중교통 수요가 몰리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광역버스를 기다리고도 못타는 상황이 생긴다"며 "내년 9월에 개통된다는 위례선 트램(노면 전차)보다도 위례 중심부에 들어설 위례신사선 개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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