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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달러값 출렁...인버스·환헤지 택한 개미들

대선 앞두고 달러값 출렁...인버스·환헤지 택한 개미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달러 값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달러 투자에 접근하고 있다. 조만간 원·달러 상승세가 잦아들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달간 투자자들은 달러가 약세일 때 수익률을 얻는 달러 인버스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였다. 또 달러 하락 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헤지형을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22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통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중 순매수 1위 규모다. 이 상품은 달러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ETF다.

이와 함께 개인투자자는 환노출형 대신 환헤지형 ETF 상품을 대거 사들였다. 이들은 최근 한 달 국내 증시에 상장된 달러 관련 환헤지형 ETF 7종을 694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환노출형 ETF들은 도합 7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환노출형 ETF는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상품으로, 환율의 등락이 수익률로 직결된다. 최근과 같은 원·달러 환율 상승 시기에는 달러 환노출 상품으로 견조한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반면 환헤지형 ETF는 환율 변동 효과를 없앤 상품이다. 환율이 하락할 경우 손실을 줄일 수 있다.

개인투자자가 환노출형 대신 환헤지형 ETF를 사들였다는 것은, 달러 강세에 따른 수익률 대신,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 달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개인투자자의 행보는 '정반대'로 볼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고용지표 결과와 대선 당선 가능성에 따라 지난달부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된 9월 말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 초반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발표된 미국의 9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돈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 반등을 부추겼고, 이에 원·달러 환율도 1400원 목전까지 올랐다. 다만 지난 주말 사이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71.2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선택한 '달러 인버스'와 '환헤지형' ETF 상품은 저조한 수익률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달러 선물지수를 역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2X'는 -7.7%,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는 -3.96%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환헤지형 역시 환노출형 대비 수익률이 낮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환헤지형 ETF인 'RISE 미국S&P500(H)'는 같은 기간 0.72% 수익률을 낸 데 그친 반면, 같은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환노출형 ETF인 'RISE 미국S&P500'은 4.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달러 값에 따른 ETF 상품 가격은 미국 대선 이후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시 원·달러가 1400원대로 치솟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 당선 때에는 1350원 밑으로 일부 되돌림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시 미 국채 금리 추가 상승과 관세 부과 우려 등으로 달러화의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해리스 당선 시는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 되돌림과 025%p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11월 FOMC 회의가 반영되며 미 국채 및 달러화 지수의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