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30년 전 유사한 수준이던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세월이 흐르며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분당의 국민평형 아파트는 무려 10배 상승한 반면 일산의 같은 면적 아파트는 당시 가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1기신도시 국민평형 아파트 모두 1억5000만원 수준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 분당구 시범단지 우성아파트 전용84㎡는 지난 1994년 1억4000만원~1억5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올 8월 15억7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30년이 동안 무려 10배가 뛰었고 차익만 최소 14억원이 넘는다.
샛별마을 라이프 전용84㎡는 지난 1994년에는 1억4000만원~1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의 경우 지난 8월 12억4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30년 만에 10배 가까이 뛰었고 시세차익은 10억8000만원을 상회한다.
30년 전 또 다른 1기 신도시인 일산의 1994년 아파트 가격은 분당과 비슷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일산과 분당 아파트의 가격은 큰 격차가 있다. 그동안의 시세차익의 규모가 분당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지난 1995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라이프 전용84㎡는 1억2500만~1억3500만원에 거래가가 형성됐다. 30년이 지난 올 9월 이 단지의 같은 면적은 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30년 동안 5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이 발생했다.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2단지동양대창(당시 일산동 대창아파트)은 지난 1994년 1억3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 단지는 지난달 5억1600만원에 거래됐는데 4배 가까이 올랐다. 시세차익은 약 4억원이다.
다른 1기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들도 30년 전의 가격은 비슷했다. 전용84㎡ 기준으로 평촌 부림동 한가람두산아파트는 1억3900만~1억5100만원대에 거래가 체결됐다. 이 단지는 30년이 지난 올해 7월 7억6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군포 산본에서 산본동 계룡아파트는 지난 1994년 1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이 단지는 올 9월 6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곳 모두 30년 동안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보였다.
부천 중동 은하 대우·동부아파트 전용101㎡는 지난 1994년 1억4500만~1억5000만원에 가격대가 이뤄졌는데 이 단지는 지난 9월 8억4000만원에 실거래가 형성됐다. 7억원에 가까운 차익이 나타났다.
짜장면으로 본 분당과 일산의 30년 격차… 자산가치 ‘뚜렷’
짜장면의 가격을 대입해 봤을 때에도 자산 가치의 차이는 확연이 드러난다. 지난 1994년에는 1734원이었던 짜장면의 가격은 2024년 7000원으로 올랐다. 1994년 분당의 국민평형 아파트의 가격은 짜장면 8만개 정도였지만 현재는 무려 22만4000개의 짜장면의 가격과 맞먹는다. 다른 1기 신도시들도 30년 전에는 짜장면 8만개와 맞먹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대략 9만4000개 수준으로 분당과는 큰 차이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분당의 상승세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겹쳤다고 설명한다.
박원갑 위원은 “당시에는 가격이 비슷했지만 그 중 분당만이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강남 접근성 이외에도 업무지구, 판교 테크노밸리, 경부고속도로 효과로 인한 물류효과가 겹쳐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은 입지가 전부이기 때문에 노후계획도시특별법으로 인해 재건축이 된다고 할지라도 격차가 줄어들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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