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전용 설정액 34조5739억원..올해만 24.6%↑
채권형은 올해만 약 82% 급증...주식형은 줄어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진한 공모펀드 시장 상황에서 온라인 창구는 되레 활발해지고 있다. 대면 가입에 피로를 느끼고 이미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 손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체 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선 보다 가입 절차를 간략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온라인전용 공모펀드의 설정원본(5일 기준)은 34조5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27조7508억원) 대비 24.6%(6조8231억원) 증가한 수치다. 4년 전인 2020년말(15조6433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뛰었다.
주식형과 채권형은 희비가 갈렸다. 채권형(혼합채권형 포함) 설정원본은 지난해 말 5조2382억원에서 지난 5일 9조5284억원으로 81.9% 증가한 반면 주식형(혼합주식형 포함) 지표는 되레 이 기간 11조2912억원에서 10조5329억원으로 6.7% 줄었다.
이 같은 양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채권 금리가 급등하기는 했지만 이미 정책금리 인하 기조는 시작된 만큼 이는 매수 기회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 우려로 최근 채권 금리가 올랐지만 다소 과도했고 경기도 완만하게 둔화되는 상황”이라며 “좋은 편입 기회”라고 평가했다.
주식형은 국내 주식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불신으로 선택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전용펀드는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 지점을 찾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펀드 명칭 뒤에 ‘e’가 붙어 있다. 일반적으로 공모펀드 가입까지 몇 차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평일에 시간을 내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데다 상품 구조와 투자위험 등 설명을 듣고 서류마다 확인 서명을 해야 한다.
반면 온라인전용펀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 접속해 펀드 전용계좌를 개설하고 원하는 상품을 고른 후 핵심설명서와 간이투자설명서 등 필수적인 요소만 확인하면 매수가 가능하다.
온라인전용은 공모펀드 설정 시 관례상 만드는 클래스였지만 코로나19, ETF 시장 활성화 등을 거치며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됐다. 전체 공모펀드 시장은 점차 주저앉고 있는 와중에도 몸집을 키우고 있는 이유다. 개인이 포트폴리오를 짜 대응해야 하는 ETF보단 매니저가 대외 변수 등에 대응을 해주길 바라는 수요도 몰리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전용펀드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면 방식보다 간소화돼있긴 하지만 여전히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의거한 절차는 준수해야 해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위험 등급, 펀드 추천을 위한 위험 성향 등록 및 갱신 등을 건너뛸 순 없다”며 “금융투자협회의 표준투자권유준칙 등도 법에 위임을 받아 제정한 것이라, 어느 한 기관이 결정할 수 없고 금융위원회 등과도 조율을 거쳐야 해 당장 이뤄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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