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성 8개 종목 공모가 못넘겨
더본코리아 상장 첫날 51% 급등
이례적 흥행에 반전 계기 기대감
전문가 "공모주 시장 이슈 여전"
비싼 공모가·수급분산 우려 걸림돌
하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로 주목받은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50%이상 올랐다. 화려한 증시 입성으로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을 녹이는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더본코리아의 성공적인 데뷔와 최근 공모주 부진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공모가(3만4000원) 대비 51.18% 오른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청약에서의 흥행 열기를 이어간 셈이다. 수요예측에서 희망 범위(2만3000~2만8000원) 상단을 21% 초과한 3만4000원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고, 일반 청약에서도 772.8대 1의 경쟁률로 12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이 모였다.
최근 2주간 증시에 입성한 8개 종목 모두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넘지 못할 정도로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 1일 입성한 드론 교육기업 에이럭스의 하락률은 -38.35%에 달했다. 지난해 6월 새내기주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수익률 기준 -40~300%로 확대 적용한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상장일 흥행이 침체된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통상 공모주 시장은 공모 규모가 큰 IPO의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기류가 상이하게 뒤집힌다. 더본코리아는 케이뱅크와 하반기 대어급 공모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케이뱅크가 수요예측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하면서 시장 관심을 집중시켰다.
다만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의 강세는 백종원 대표 효과일 뿐 최근 공모주 부진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상장 첫날 강세는 공모주 시장의 이슈가 아닌 '백종원 효과'로 해석해야 한다"며 "지지부진하던 공모주 시장에 뚜렷한 반전의 계기가 될 수는 없다"고 봤다.
공모주 시장을 얼어붙게 한 '비싼 공모가', '증시 부진', '수급 분산'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최근 2주간 상장 당일 급락한 8개 종목 중 7개 종목은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또 지난달 공모주 청약을 받은 기업만 16곳에 달한다. 지난 2021년 8월 15곳 이후 월별 기준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공모가가 충분히 비싼 상황에서, 신규 상장 종목이 급격히 늘고 증시 부진까지 겹치면서 줄줄이 하락세를 맞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장 첫날 공모가 돌파조차 쉽지 않아 최근에는 몸값 낮추기 움직임도 일고 있다. 11월 코스닥 상장을 앞둔 에스켐은 기존에 제시한 공모가 최저치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결정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들이 연속적으로 상장 첫날 공모가를 넘지 못하면서 기관들 분위기도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치열한 물량 확보전이 펼쳐졌다면 최근에는 수요예측 마지막 날 눈치를 보면서 오히려 물량을 빼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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