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9월 美수출 자동차 107만대 달해
자동차 수출액도 美비중 55% 차지
트럼프 재집권 '미국 우선주의'
관세 부과 현실화되면 韓자동차 타격
현대차·기아, 미국 현지공장 증산 채비
"수출 지역 다변화 노력 기울여야"
현대차 울산공장 내 수출 선적 부두 전경.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기본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들을 현실화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동차 업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자동차의 절반 이상은 미국으로 향했을 정도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우선 미국 현지공장 생산을 대폭 늘리는 동시에, 수출선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자동차는 총 206만2739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수출된 자동차 규모는 107만5678대에 달했다. 한국 자동차 수출의 52.1%가 미국으로 향한 셈이다. 같은 기간 금액 기준으로도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64억달러(약 36조9000억원)로 전체(480억달러)의 55%에 달했다.
이처럼 한국 자동차 수출에 있어 미국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곳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가 기존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물량을 유지하며 보편 관세 10%를 모두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2조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또 기아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더해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 시장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관세 25%를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에는 손실 규모가 2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그동안 대미 투자를 늘려왔던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현지 생산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이, 기아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이 있다. 아울러 지난 10월부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신공장도 가동을 시작한 만큼, 생산능력을 더 끌어 올린단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 권역본부장인 호세 무뇨스 사장은 "조지아주에 있는 HMGMA는 현재 가동률을 높이고 있어 미국 현지 생산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 미국 수출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다변화 작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와 중동 지역 등에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점유율 2위, 베트남에선 점유율 1위를 달릴 정도로 현지에서 선호도가 높다.
아직 현지공장이 없는 중동 지역도 수출 확대를 위한 핵심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기아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점유율 23%를 차지해 2위를 달리고 있는데, 올해는 1위 도요타(28%)와 격차를 5%포인트까지 좁혔다. 강남훈 KAMA 회장은 "미국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동시에 수출 시장 다변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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