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준 샤인플로 대표
아마존에서 12년 일한 경력 살려
5년 전 소일거리로 하던 일 확장
좋은 상품 소개하니 성장 저절로
글로벌 인력 50명 기업으로 우뚝
박정준 샤인플로 대표 .사진=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애틀(미국)=주원규 기자】 "한국 사업자가 우수한 제품을 팔고 싶어도 아마존에서 물류 등 여러 가지 판매환경을 최적화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박정준 샤인플로 대표(사진)는 국내에 알려진 인물 중 아마존을 가장 오래 다닌 한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을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급성장시킨 비결 중 하나로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내세운 '최고의 인재만 채용하고 육성하라'라는 원칙이 꼽힌다. 우수한 인재들이 아마존을 지원하지만 치열한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평균 1년 만에 그만둔다. 그는 이런 회사에서 12년간 일했다. 지난 2019년 한국에서 아마존에서 한 경험을 다룬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8일 기자가 만난 박 대표는 여전히 아마존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며 한국 기업들의 아마존 세일링을 돕고 있다. 샤인플로는 한국의 화장품, 먹거리 등 품질이 우수한 한국 상품을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미국에 소개하는 일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국은 경쟁을 통해 우수한 상품이 계속 나오지만, 미국의 경우 일부 품목은 정체된 경우가 많다"며 "미국에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파악하고 장점을 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아마존 재직 시절부터 1인 기업을 세워 소일거리로 시작한 일의 형태를 본격적으로 확장한 지 5년째다. 박 대표 아마존 재직 시절에는 이러한 플랫폼을 이용, 미국에 물건을 유통하는 한국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재 샤인플로는 한국, 시애틀, 필리핀 등의 글로벌 인력 50명이 조금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를 시작한 데에는 박 대표의 정체성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미국으로 유학, 대학을 졸업하고 아마존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절반씩 경험했다. 박 대표는 "양쪽을 경험해 본 만큼 미국과 한국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직장 생활에 계속 쫓기기보다 자유롭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다행히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편법을 쓰지 않는 '자연스러운 성장'을 추구했는데, 좋은 상품을 고집하는 정공법이 먹혔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사업의 성장세가 지속되자 상장 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회사의 비전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헌신하는 직원들에게 비전과 미래를 제시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며 "한국의 고객사의 상품을 가장 잘 미국에 소개할 수 있는 업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가 이렇게 달려올 수 있던 원동력은 '직업적 사명감'이다. 그는 "그간 개발자 적성과 맞는지 계속 치열하게 고민했다. 지금은 나만이,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서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 가장 큰 일의 동기"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미국에 살면서 실시간으로 사람들의 직업관이 바뀌고 있다고 느낀다고 한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이 한 가지 직업보다는 적성에 맞는 여러 일을 찾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기술 발전에 따라 사람들이 점차 멀티 잡(복수 직업)을 가지는 시대가 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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