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5.3만 0.96배..7월 고점 대비 40.3%↓
글로벌 자산 쏠림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K주식 팔 기회 놓쳐..부양책 나와야"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도 안된다. 12일 기록적 신저가인 5만3000원을 기록하면서다. 7월 11일 장중 고점 8만8800원 대비 40.3% 빠진 셈이다. 삼성전자가 K주식(한국주식)의 대표인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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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삼성전자 글로벌 경쟁력에 의문"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일 종가는 5만3000원으로 PBR 0.96배를 기록했다. 11일 종가 5만5000원, PBR 0.98배에서 악화다.
PBR 1배 이하는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하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총자본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자산(BPS)은 5만6355원이다.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자본금을 모두 청산하더라도 주당 5만6000원 이상여야 정상이라는 의미다.
이미 12월 말 기준 증권사 컨센서스는 삼성전자 PBR을 0.98배로 추정하고 있다. 2021년 1.8배, 2022년 1.09배, 2023년 1.51배 이후 행보다.
싱가포르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퀀트 투자자는 "삼성전자의 PBR이 1배 아래로 내려간 것은 외국인 입장에서 싸고 비싸고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쟁력이 없다고 버린 것이다. 자산을 미국 위주로 조정하고 있어 비트코인, 테슬라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투자자는 "유로스탁스와 US S&P 프리미엄 갭(차이)도 거의 없는 수준에서 벌어지고 있다. 유럽도 외면받고 있는데 한국은 아예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 내) 젊은 투자자들도 글로벌 지배력이 있는 애플 등에 탑승하고 있다.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달러 표시 없이는 위험해진 국면"이라고 밝혔다.
대형 공제회의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삼성전자가 국내 1위 주식이라는 상징적인 부분때문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있어 수급을 꼬이게 만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한국은 어려워진다고 명확하게 알려주고, 승자와 패자를 나누게 됐다. 미국 주식, 코인을 따라가기는 늦은 시점이고 국내 주식 관리도 늦은 시점"이라고 봤다.
이어 "삼성전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문제만이 아니다. 반도체 사이클상 적자가 나는 국면이 아닌데 주가가 더 낮아졌다. 신뢰를 잃은 것이 아플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관 입장에서 코스피가 2500 이하(12월 종가 2482.57)로 내려온 만큼 지수로 주식을 일부 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 공제회 CIO는 "지금은 (정부 차원에서)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 (현재 K증시는) 자정 능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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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2025년 1분기 저점"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5년 1분기가 가장 위험할 것"이라며 "2025년 3~4월을 매수적기 즉 저점이다. 다만 2025년 4분기에 저점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1기 때 코스피가 2600에서 2000까지 수직낙하했던 경험에서다.
오 센터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속도감있게 정책을 펴는 만큼 미국과 한국간 디커플링이 심화될 것"이라며 "트럼프 허니문 효과가 미리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취임 전 미국 주식의 주가가 올라가고 2025년 상반기에 위험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조정전에 한국이 미리 빠지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의 가격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코스피200 12개월 선행(12MF) 주가수익비율(PER)은 57% 저평가됐다. 코스피 200의 12MF PER은 8배로 역사상 최저점에 근접했다.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금융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2002~2004년 이후 가장 저평가됐다.
신흥시장의 12MF PER이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37% 저평가된 것이 영향을 줬지만,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한국시장의 낮은 밸류에이션(가치)은 수급악화에서 비롯된다. 국내 주식시장이 정체되면서 해외시장으로 자금이동이 활발하게 진행됐고, 이러한 자금이탈이 한국시장의 저평가를 합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2024년 삼성그룹, SK그룹이 밸류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며 "밸류업을 위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개인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방안도 중요하다.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들이 환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금투세 폐지는 주식시장 수요에 긍정적이나 밸류업 과정에서 장기투자자금을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동시에 진행되면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에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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