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지식산업센터 밀집지역.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식산업센터·오피스 등 비 주거시장에도 ‘잔금 대란’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주택 대출규제 불통이 뛰면서 최근 들어 잔금 대출한도가 대폭 축소되고 있어서다. 비 주거 관련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은행도 나오고 있다. 여러 현장에서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시행사는 물론 시공사도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금융권들이 지식산업센터·오피스 등 비 주거 상품에 대한 대출 문턱을 한층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상업용 부동산은 법인이 사무실 용도로 쓰거나 개인 투자자들이 임대사업 목적으로 분양 받는다. 기업대출로 분류되면서 주택 대출규제가 적용되지 않았으나 근래 들어 옥죄기에 나서면서 현장마다 난리다.
본지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잔금 대출 한도가 분양가의 50%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얼마전만 해도 80~90%까지 가능했으나 현재는 절반을 빌리는 것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오피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잔금 대출이 60%대까지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비 주거상품의 경우 잔금 대출한도 기본이 이제 50%”라며 “신용 등급이 좋지 않으면 여기서 더 하락한다”고 말했다.
통상 중도금 대출은 분양가의 60% 선에서 이뤄진다. 잔금 대출한도가 50%로 줄면 분양 계약자 입장에서는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는 셈이다. 계약 해지·포기가 늘면서 시행사·시공사도 고충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비 주거 대출상품 판매 중단도 늘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지산 및 상업용 부동산 분양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도금 대출 상품 가운데 하나인 ‘우리 비즈센턴론’ 판매를 종료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는 게 은행측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은행도 기업대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주택 대출규제 여파가 상업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규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아파트 현장도 예사롭지 않다. 잔금 대출조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데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오히려 대출금리는 4~5%대로 상승하면서 잔금 납부지연이 늘고 있다. 한 건설사 임원은 “아파트의 경우 잔금 납부유예 등 대책을 마련해 시행중”이라며 “아파트, 비 주거 가릴 것 없이 잔금 대란 공포에 좌불안석이다”고 전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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