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 모습.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울산 아파트 가격이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방 광역시 중 유일하게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울주군과 남구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3억원대 중반이던 아파트들이 4억원대로 진입하는 등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울산의 부족한 입주 물량과 지역 산업 회복이 상승세의 배경이라고 분석하지만, 미분양 물량 증가로 장기적인 상승세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견해도 제기된다.
1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아파트 매매가는 11월 첫째 주 기준 3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울산의 상승세는 지방 광역시 중 유일한 강세다.
울산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특히 울주군과 남구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울주군 구영우미린 2차 전용75㎡는 지난 7월 3억84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4억3500만원에 실거래되며 약 13% 상승했다. 3억원대 중반에서 4억원대로 올라선 거래 사례가 늘면서 지역 시세 전체에 상승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남구의 달동 역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달동의 SK뷰 전용84㎡는 지난달 4억73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신고가 경신으로, 지난 3월 4억6500만원에서 현재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울산의 가격 상승 원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부족한 입주 물량이다. 울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고, 현재 입주 예정 물량도 매우 제한적이다. 올해 울산의 입주 물량은 3925가구로, 지난해 8882가구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3815가구로, 올해보다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다른 지방 광역시에서 나타나는 입주 과잉 현상과 대조적이다. 공급이 제한적이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매매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의 주요 산업들이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지역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조선업과 자동차 부품업 일자리 증가가 중구와 남구 등 주요 거주지의 주택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울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직장인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며 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울산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신중한 의견도 있다. 최근 일부 단지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며 공급 부담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울산의 미분양 주택은 2416가구로, 8월보다 0.4% 증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074가구로 전달 대비 58.2% 증가해, 전국에서 증가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이는 울산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단기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증가가 공급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가격 조정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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