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있는 한 중소기업 공장 내부 전경.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최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영세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마저 인상한 상황이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삼중고에 내몰린 상황이다.
1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403.5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400원 돌파는 지난 2022년 11월 7일 이후 2년 만이다.
이렇듯 원·달러 환율이 최근 오름세를 보이면서 중소기업 사이에선 위기감이 팽배하다. 영상장비를 만드는 A사 대표는 "영상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일본·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반도체는 미국 업체로부터 도입한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가구업체 B사 임원은 "현재까지는 이미 확보한 원부자재 물량으로 가공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현재 환율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제지업체 C사 임원 역시 "종이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원부자재인 펄프는 100% 수입하기 때문에 구매비용이 오르면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내수시장 비중이 높지만 빠르게 수출물량을 늘려 수익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형과 주물, 소성가공 등 뿌리산업에 속한 중소기업들은 최근 유가 상승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더해져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주물을 만드는 D사 임원은 "최근 유가 상승과 함께 산업용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비용절감을 위해 전사적으로 총력을 기울이는데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 더해지니 더 이상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미국과 유럽 등에 수출하는 E사 대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강달러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제품에 대한 판매단가가 올라 영업이익이 늘어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수입관세 인상 등이 예상되고 있어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환율시장에 적극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서지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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