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빠지며 연중 최저치
코스닥은 두달만에 700선 붕괴
트럼프 포비아가 한국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아 시가총액 2000조원이 3개월 만에 깨졌다. 코스닥 지수는 700 선이 붕괴되는 등 국내 증시가 '블랙먼데이' 수준으로 파랗게 질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64% 하락한 2417.08에 장을 마쳐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최근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시가총액은 1970조6632억원으로 쪼그라들어 올해 8월 5일 블랙먼데이(1997조원) 이후 처음으로 2000조원을 밑돌았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67% 떨어진 689.65에 마감해 700 선이 붕괴됐다. 코스닥 지수가 700 선을 밑돈 건 지난 9월 9일(693.86)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날 외국인의 증시이탈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714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0월 6일(7944억원) 이후 매도규모가 가장 크다. 외국인의 최근 사흘 순매도 금액은 1조5047억원에 달한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52주 신저가 종목이 189개가 나왔다. 어떤 업종·종목이 내리는지 다 설명하기도 어려운 시장"이라며 "고금리·강달러 공포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돼 대형주 위주의 매도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비관적인 내년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25년 코스피 예상밴드를 2250~2850으로 책정, 저점을 2200대까지 내다봤다.
한편 뉴욕증시는 '트럼프 랠리'에 따른 피로감으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0.81% 내린 4만3910.9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29% 밀린 5983.99,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09% 내린 1만9281.40에 장을 마쳤다. 3대 지수가 동반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