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배구단 득점마다 기금 적립
모인 3억4000만원 115명에 쓰여
매년 고속도로 휴게소 모금활동
몽골 등 7개국 심장병 아동 지원
21년간 헌혈증 8만2000장 기부
지난 5월 키르기즈스탄 플라자 호텔에서 한국도로공사와 구세군 직원들이 환우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 노래 부르기와 춤추기를 좋아하는 솔지(가명)는 지난 2019년 8월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을 진단받았다. 힘겨운 항암치료를 버텨왔지만 설상가상으로 항암치료 부작용에 언어 발달이 늦어졌다. 언어와 인지치료까지 필요하게 되면서 매월 부담해야하는 고액의 재활치료비 부담은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게 한국도로공사의 소아암 어린이 지원사업. 덕분에 솔지는 꾸준하게 재활치료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 솔지 가족들은 도로공사에 감사 편지로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생명나눔' 사업은 '길을 열어 행복한 세상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솔지에게 치료비를 지원한 것도 'ex-사랑기금'으로 모아진 성금과 도로공사의 기부금 예산을 통해서였다.
'ex사랑기금'은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사회공헌 사업이다. 도로공사의 '김천 하이패스 배구단' 정규리그 승리 횟수와 득점에 따라 기금이 적립된다. 승리 기금은 1경기 승리 시 100만원으로 서브·블로킹·후위공격 득점마다 각 3만원의 득점기금도 적립된다.
13일 도로공사 관계자는 "성금은 매년 김천지역 내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난치병 어린이 치료비로 쓰이고 있는데, 현재까지 지역 희귀난치병 어린이 115명에게 치료비 3억4000만원을 기부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지원활동은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해외 심장병 어린이 치료지원 사업으로 구세군과 함께 매년 말 고속도로 휴게소 모금 활동을 통해 해외 저개발 국가 심장병 어린이들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지난 1998년 첫 고속도로 모금 활동을 시작으로 2023년까지 약 48억원이 모금됐다. 모금액은 몽골과 필리핀 등 7개국 429명의 심장병 어린이들의 치료비로 사용됐다. 올해는 2023년 모금 활동을 통해 모은 9000여만원으로 12명의 키르기스스탄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도로공사는 한국유엔봉사단 제정 대한민국 봉사 대상 시상식에서 '아름다운 대한국인상'과 '대한민국 봉사대상' 2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로공사의 생명나눔 활동은 특히 헌혈 활동에서 두드러진다.
도로공사가 공기업 최초로 운영을 시작한 '헌혈뱅크'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8년 도입됐는데, 지난해에만 직원 3232명이 참여해 헌혈증 3082장을 헌혈뱅크에 기부했다. 전 공기업 가운데 도로공사가 헌혈 실적 1등을 달성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국민을 대상으로 연중 헌혈증서 수집 캠페인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공사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헌혈뱅크'를 통해 수집된 헌혈증과 치료비를 소아암 어린이 치료를 위해 백혈병어린이재단 등에 기부해왔다. 이를 통해 기부한 헌혈증이 8만2000장, 치료비 기부액은 8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난 6월에는 대한적십자사와 '생명나눔 활성화 MOU'를 체결해 10월 한달 동안 ex-모바일 카드를 기부하는 헌혈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속에 2010년부터 도로공사의 누적 기부금은 약 175억원을 달성했고, 공기업 최초로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 100억 클럽에 가입되는 영예도 안았다. 레드크로스 아너스기업은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 이상 기부한 고액 기부자 모임으로 100억원이 최고 금액이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지속적인 헌혈활동을 통해 생명나눔 실천에 동참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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