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전망
"트럼프발 불확실성·강달러 부담
금리인하 효과 기대감은 여전
방산·전력기기·원전·AI 주목"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내년 상반기까지 코스피 예상밴드를 대부분 2300~2800선으로 예상했다. 최저점을 2300선까지 내다봐 당분간 트럼프 트레이드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내년 상반기 코스피 지수 전망치는 2300~2800p 선이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2300~2800을, DS투자증권도 상단으로 2800선을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2400~2700p, NH투자증권은 내년 전체 예상 범위로 2250~2850p를 예상했다.
이달 국내 증시는 트럼프발 불확실성과 강달러 압력 여파로 급격히 위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최근 증시 부진 원인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글로벌 금융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꼽았다.
삼성증권 윤석모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2기에 강화되는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입기 어려울 구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부진이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기술적으로 낙폭과대라 보지만, 삼성전자의 매출이 11년째 정체라는 가볍지 않은 문제가 앞을 가리고 있다"며 "증시 부양 조치 발표 전까지 충격이 몇 차례 더 반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달러 압력은 국내 증시에 여전한 부담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코스피가 2400선을 재차 밑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리서치본부장은 "강달러 압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 악화로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한국 내부에선 환율 해결 선택지가 제한적인 가운데 해외 변수에만 의존하는 불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DS투자증권 김수현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의 대중국 무역정책에서 예상보다 관세가 높을 경우 위안화 약세 및 원화 약세로 환 리스크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미국 중심의 경제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업종 간 로테이션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인하효과 기대감은 진행형이다. 하나증권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나가는 상황에서 빠르면 연말부터 내년 초 사이 금리 인하 효과가 경제 지표들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내년 관심 업종으로 방산, 전력기기, 원전 등 산업재 관련주를 꼽았다.
인프라 투자 확대와 글로벌 군비 증강 정책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AI 열풍도 지속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오태동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에는 소버린 AI와 엔터프라이즈 AI가 가세하는 가운데, 온디바이스 AI도 다크호스로 떠오를 전망"이라며 "AI반도체, 전력기기, 원전, AI 서비스 관련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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