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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美 트리플 강세 지속 가능성 낮다

[서초포럼] 美 트리플 강세 지속 가능성 낮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전후 미국의 주가, 금리, 달러인덱스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지속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3대 주가지수인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가고 있다. 주가가 상승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트럼프의 감세정책에 있다. 트럼프는 선거공약에서 법인세와 개인의 최고 소득세율을 인하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이익이 늘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 9월 3.62%까지 떨어졌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에는 4.43%로 급등했다.

시장금리가 오른 이유는 경기회복과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 예상이다. 트럼프는 스스로 '관세 맨'(tariff man)이라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관세는 믿음(faith), 사랑(love)을 제외하고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말할 정도였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공약으로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상품에 20%까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는 60%까지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물가가 상승하고 연방준비제도도 금리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

주가·금리 상승과 더불어 달러 가치도 오르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9월 24일 100.38에서 11월 6일에는 105.09로 상승했다. 미국 주가 상승으로 글로벌 주식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여기다가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도 달러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주식 시장의 거품은 더 커지고 있다. 실러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38을 넘어섰는데 1880년 이후의 장기 평균이 17.2였다. S&P500 배당수익률은 1.2%로 역시 장기 평균(4.2%)보다 훨씬 낮아졌다. 필자가 올해 6.0%로 예상되는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추정해 보아도 S&P500은 20% 이상 과대평가된 상태이다.

일부 경제지표들이 내년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 실업률 12개월 이동평균이 상승한 후에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왔다.

장단기 금리 차가 역전되었고, 실업률도 오르고 있다. 여기다가 미국 GDP의 69%를 차지하는 소비 사이클이 꺾이고 있다. 이 경우 시장금리를 결정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동시에 낮아질 수 있다.

과대평가된 주가가 조정을 보이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달러인덱스도 떨어질 확률이 높다. 미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도 달러인덱스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세계 GDP 비중이 2024년 26.5%에서 2029년에는 25.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GDP 비중과 달러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 확대도 달러인덱스 하락요인이다.

올해 2·4분기 미국의 대외순부채는 22조5191억달러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부채가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유입으로 지탱하고 있지만, 이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달러인덱스는 하락할 수 있다. 여기다가 올해 2·4분기 GDP 대비 정부 부채도 120.0%로 매우 높다.


IMF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71.1%에서 2010년 62.2%로 낮아졌고, 올해 2·4분기에는 58.2%로 더 떨어졌다. 이 역시 달러 약세요인이다.

그 시점은 알 수 없지만 머지않아 '트리플 강세' 방향이 급격하게 바뀔 수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