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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국내 증시의 트럼프 쇼크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2400선까지 추락한 만큼 'V자 반등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트럼프가 당선을 확정 지었던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 ETF를 323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상위 종목 2위다.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 200지수의 상승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시장에서는 투자자가 증시 상승을 전망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외에도 개인은 'KODEX200'을 735억원어치(10위)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지수 상승에도 대거 베팅했다. 이 기간 개인은 코스닥150지수 수익률을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를 2540억원어치 쓸어담았다. 삼성전자, KODEX레버리지, 삼성SDI에 이어 순매수 4위다.
반면 개미들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은 연일 덜어냈다. 이 기간 개인의 순매도 3위는 2003억원어치를 팔아치운 'KODEX200선물인버스2X'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 지수가 떨어져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코스피가 단기간 2400선까지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바닥으로 인식하고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2440선까지 떨어졌던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때도 KODEX레버리지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상품을 주워 담았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블랙먼데이 이후 2주간 10%가 넘게 올랐는데 이번에도 'V자 반등을 내다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단기 바닥권으로 보고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상승 동력이 크게 보이지 않더라도 우선 싸다는 생각에 담고 보는 심리도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바닥권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추가적으로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반등 전망에 대해서도 신중모드다.
유안타증권 강대석 연구원은 "지난 13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종가 기준 0.85배를 기록했다며 "밸류에이션을 포함한 가격 지표들이 바닥 근방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스피가 추가로 낙폭을 확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문제는 향후 방향성이 모호하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증시는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며 "수출은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내수는 부동산 가격 강세에 따른 금리인하 지연으로 올해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가 '트럼프 트레이드' 종료와 함께 안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보고 있다. DS투자증권 양혜정 연구원은 "트럼프 1기 시기에도 정부가 구성되고 정책 윤곽이 잡히면서 한국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며 "코스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지만 과거 공화당 정부 시절 한국시장은 나쁘지 않았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멈추면 금리인하, 달러화 변화 등이 긍정적으로 주식시장에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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