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삼성전자가 6% 가까이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다만, 증권가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8% 상승한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전장보다 7% 이상 오른 5만7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14일 4만9900원까지 내려간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8.62% 오른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의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가 주가 반등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삼성전자는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10조원 중 3조원어치는 이날부터 내년 2월17일까지 3개월 이내에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를 장내 매수 후 소각할 계획이다. 금액으로 보면 보통주 2조6827억3759만원(주당 5만3500원 기준), 우선주 3172억6245만원(주당 4만5900원 기준) 규모다.
증권가에선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단기 반등할 것으로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도 주주가치를 높이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단기 주가 반등 재료로는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11.48%), 삼성화재(10.48%) 등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계열사도 주가가 급등했다. 자사주가 소각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를 넘어가면 초과분을 매각하거나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자사주를 매도한다면 매각 자금의 일부가 주주환원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르려면 근본적인 경쟁력이 제고돼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류영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단기적으론 메모리 업황·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는 결국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과 변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지난 2010년 이후 834억달러(약 116조원)의 자사주 매입 소각을 단행한 인텔은 왜 이렇게 됐는지, 반면 자사주 매입을 거의 하지 않는 TSMC는 왜 이렇게 됐는지 잘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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