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 언론공개회에서 직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립고궁박물관은 궁중음식문화재단과 함께 내년 2월 2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궁중음식에 관한 기록과 그림, 각종 유물 200여 점을 아우르는 자리다. 전시는 전국 각지에서 제철 식재료를 왕실에 진상하는 과정을 소개하며 시작된다.
조선 후기에는 사신을 접대하는 부담을 지고 있던 평안도를 제외한 경기, 충청, 전라, 제주, 경상, 강원 등에서 진상품을 올렸는데 제주에서는 감귤을 준비하기도 했다.
궁중음식을 책임지는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궁궐 부엌의 간판인 '수라간' 현판, 궁중 요리사인 '숙수'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요리하는 모습을 포착한 그림, 나무 도마와 식칼, 국자 등을 선보인다.
18∼19세기에 상궁이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 조리법, 궁중 잔치를 기록한 의궤에는 다양한 반찬 종류와 식재료를 담은 내용이 남아 있어 왕실 식사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궁중의 음식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잔치 음식을 소개하는 부분은 특히 눈여겨 볼만 하다.
왕실에서는 혼례, 왕과 왕비의 생일, 세자 책봉 등 경사스러운 날에 큰 잔치를 열었는데, 1892년 고종 즉위 30주년과 41세 탄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경복궁 잔치를 소개한다.
당시 행사를 기록한 의궤 등에 따르면 세자와 대신들은 고종에게 총 9번의 술과 안주상을 올렸다. 안주상은 서로 다른 찬으로 구성돼 총 63가지 음식이 나왔다고 한다.
한복려 국가무형유산 조선왕조궁중음식 보유자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궁중음식문화재단이 132년 전 궁중 잔치에 오른 안주상을 재현해 만든 모형을 선보인다.
잔치가 끝난 뒤 쌀이나 술, 음식을 나눠 마음을 전하던 사찬(賜饌) 문화도 소개한다.
이밖에 박물관은 2층 상설전시실도 새롭게 꾸며 20일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약 8개월간 단장한 전시실은 국왕의 공간을 주제로 한 '조선국왕'과 왕비의 공간을 다루는 '왕실생활' 두 부분으로 나눠 450여 점의 왕실 유물을 소개한다.
조선국왕실에서는 조선 왕조의 역사와 정통성을 상징하는 유물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경복궁에서 출토된 청기와 등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궁중음식의 새로운 면모가 널리 알려지고 왕실 유산에 한층 더 흥미롭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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