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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면 배짱인가'..에르메스·루이비통, 한국서 수천억 벌고도 기부는 '쥐꼬리'


'이쯤이면 배짱인가'..에르메스·루이비통, 한국서 수천억 벌고도 기부는 '쥐꼬리'
평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에르메스 매장 앞에서 고객들이 입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외국계 유통·명품 업체가 한국에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면서도 기부 등 상생 활동은 외면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지난해 한국법인에서 챙겨간 배당금이 1450억원으로 전년(750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기부액은 5억6117만원에서 5억5319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또 다른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도 지난해 한국에서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2426억원의 배당금을 챙겼으나 국내 기부금은 전년 대비 300만원 증가한 1920만원에 그쳤다.

루이비통은 2022년 배당금으로 2800억원을 받아 갔고, 지난해엔 중간배당으로 1000억원을 챙겼지만 2년 내내 한 푼도 기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 뿐만 아니라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 역시 비슷하다.

코스트코 한국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의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은 2186억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887억원)보다 15.8% 증가했다. 매출도 6조678억원에서 6조5301억원으로 7.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417억원에서 2240억원으로 58.1% 급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 예정액은 1500억원이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엔 당기순이익을 뛰어넘는 2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다른 업종과 달리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유통업체의 경우 유난히 사회 기여 활동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다"며 "이익만 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