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철강에 포스코·현대제철 공장 셧다운
연이은 적자에 자구책 마련…비주력 사업 정리
현대제철, 반덤핑 제소…관세 부과여부 주목
[서울=뉴시스]포스코의 전기용융로(ESF) 시험설비에서 쇳물이 출선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2024.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철강업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국내 공장을 셧다운한 데 이어 해외 법인 및 생산기지 매각에 나서는 등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궁극적인 불황 원인인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기 위해 관세 장벽을 쌓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도 못 당했다…45년 만에 1선재공장 '셧다운'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9일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45년 9개월 간의 가동 끝에 셧다운했다. 이번 1선재 폐쇄는 지난 7월 포항 제1제강공장에 이어 두 번째 셧다운이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현상, 해외 저가 철강재의 공세, 설비 노후화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폐쇄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포항 1선재공장은 1979년 2월28일 가동을 시작해 45년간 누적 2800만t의 선재 제품을 생산해왔다. 다만 내수 저가재 시장이 이미 해외 저가 수입재 중심으로 재편돼 해당 설비 셧다운으로 인한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 역시 제강·압연 공정을 진행하는 포항2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는 제강 100만t, 압연 70만t 가량이다. 업황 부진으로 가동률이 크게 하락하며 문을 닫는 방향으로 내부 검토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철강업 휘청…中 법인도 연이어 매각
국내 1·2위 철강회사들이 연이어 공장 문을 닫는 것은 시황 침체 및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 영향으로 철강업이 휘청이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감산 및 가동률 조정에도 적자가 이어지자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도 시도 중이다.
현대제철이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월 중국 베이징 법인(현대 스틸 베이징 프로세스)의 자산과 부채를 7월 모두 처분했다. 6월 충칭 법인에 이어 베이징 법인까지 철수하며 현대제철이 현재 보유한 중국 법인은 톈진과 장쑤 등 2개 뿐이다.
각각 2002년, 2015년 설립된 베이징, 충칭 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가공해 현대차와 기아 현지 공장에 납품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강세로 해당 지역 사업을 축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2개 법인의 처분 이익은 74억원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되는 중국 장쑤성의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을 검토 중이다. 해당 제철소는 중국의 전초기지로 포스코가 해외에서 처음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설비를 구축한 곳이다.
지난해 장가항 스테인리스 사업은 1억3000만달러(약 1812억원)의 적자를 내며 전년 5900만달러(약 822억원) 대비 두 배가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관세 장벽 절실…韓 철강 유지 위한 '최소한의 장치'
업계에서는 국내 철강업을 보호하게 위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대해 관세 장벽을 쌓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발 저가 후판으로 인한 피해를 지적하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무역위원회는 예비조사, 본조사를 거쳐 중국산 후판에 대한 관세 부과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로 시장이 교란된 만큼 관세를 통해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에 이어 열연강판·형강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불공정 무역행위에 기반한 수입재 범람으로 국내 철강업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재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대다수 국가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해 AD(반덤핑 관세)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한국은 이같은 무역 보호 장치가 거의 전무한 상황으로, 불공정 무역에 대한 규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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