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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도약 위한 한미 방산 FTA인 '국방상호조달협정' 하세월

'자국 우선주의' 앞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협상 내용 뒤집을까 걱정

K방산 도약 위한 한미 방산 FTA인 '국방상호조달협정' 하세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면담에서 연설한 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K방산이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방위산업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A)'의 연내 체결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DP-A는 지난해 국내 방산수출 수주액이 17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새로운 수출 시장 확대가 필요한 방산업계에는 필수불가결한 협약이다.

전문가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협상 내용을 대폭 손보며, 협상이 내년 초를 넘어 내년 말에나 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K방산의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이 시급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의 출발선상에도 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20일 파이낸셜뉴스가 방산 업계와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RDP-A는 내년 말 체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가안보실이 올해 2월 "RDP-A가 연내 체결될 수 있도록 미측과 긴밀한 협력하에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RDP 협상 체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는다"라며 "정부에서도 '올해는 안 될 것 같다'라는 뉘앙스가 흘러나오는 만큼 연기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RDP-A가 체결되면 ‘미국산우선구매법(BAA)’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기관은 국내 소비를 목적으로 제품을 조달하는 경우,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BAA로 강제하고 있다.

미국산 제품은 ‘미국 내 제조’와, ‘미국산 구성품의 원가가 전체 원가의 60%를 초과하는 품목’을 의미한다. 현재는 원가의 60%가 미국산인 경우가 인정된다. 향후 2028년까지 65%, 2029년부터는 75%를 초과해야 미국산으로 인정돼 BAA 면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RDP-A가 체결되면 적격국가로 지정돼 BAA에 따라 부과되는 외국산 제품에 대한 50% 가격 페널티도 받지 않는다. 현재는 한국산 제품 가격이 1억달러, 미국산 제품이 1억 2000만달러라면 BAA는 미국산 제품에 가격 우위를 부여한다. 한국산 제품이 더 저렴하지만 입찰 가격평가에서 한국산 제품은 1억 5000만달러로 평가돼 미국산 제품에 밀리게 되는 구조다. RDP-A가 체결되면 가격경쟁력이 한층 강화됨을 의미한다.

안혁주 한국항공우주산업 미주수출팀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방산협력 현주소와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BAA 현안을 해결하는 최적의 방안은 RDP-A을 체결하는 것인 만큼 한미 정부 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해당 세미나 환영사에서 "한미의 안정된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RDP-A 체결 적극 추진해 양국 방산협력 확대 노력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발언이라 의미가 크다. 정부와 기업이 바라보는 RDP-A의 시급함과 절박함에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RDP-A가 체결되더라도 방산 업체들의 수출 증대와 미국 시장 개방이 급격하게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RRDP-A가 한미 양국 간 방산 협력 진척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