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밀라노의 비아 몬테나폴레오네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리테일 상권으로 등극했다. 한국의 명동은 9위를 차지하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핵심 상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대표 리테일 보고서인 '세계의 주요 리테일 상권'에 따르면 밀라노의 비아 몬테나폴레오는 2년여간 임대료가 30% 가량 상승하면서 뉴욕의 어퍼 5번가를 제치고 가장 비싼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보고서에서 유럽이 글로벌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로 34번째를 맞이한 이 보고서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독점 데이터를 활용해 전 세계 138개 주요 도시의 리테일 상권의 임대료를 분석하며 이 중 다수가 럭셔리 부문과 연계돼 있다.
패션과 명품의 대명사인 밀라노의 비아 몬테나폴레오네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순위가 상승해 2023년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이 지역의 지난 12개월 동안 임대료는 제곱피트당 2047달러로 11% 상승했다. 반면 뉴욕 어퍼 5번가의 임대료(2000달러)는 2년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한정된 공간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사 대상 138개 지역 중 57%(79곳)에서 전년 대비 임대료가 증가했다. 14%(19곳)만이 감소했으며, 나머지 29%(40곳)는 보합세를 보였다. 그 결과 전 세계 평균 임대료는 4.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이 8.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는데 이는 약 11% 달하는 미국의 임대료 상승률에 힘입은 결과이다.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각각 3.5%와 3.1%로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상업지구는 2022년과 2023년의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경제적 난관을 대부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금리 인상은 생활비 급등, 소비 심리 위축,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소매업은 이제 다가오는 금리 인하로 경기 회복, 생활비 부담 완화, 실질 임금 인상 등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성과는 임대료에 밀접하게 반영됐다. 한국의 명동은 지난해에 이어 9위를 기록했다. 인도의 강력한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벵갈루루의 인디라나가르100피트 로드는 연 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역 내 임대료 상승을 주도했다. 인도 내 16개 상권의 임대료 성장률은 전년 대비 평균 9% 증가했다.
동남아시아 경제도 견조한 내수 소비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으며 자카르타에서는 최대 7%, 그 외 다른 지역에서는 1~5%의 임대료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은 저조한 성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임대료가 긴자를 중심으로 25% 상승했으며 오사카의 미도스지는 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테일 본부 김성순 전무는 "한국의 주요 리테일 상권, 그 중에서도 특히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여러 플래그십 매장의 오픈으로 공실이 크게 해소되었고 임대료도 완만한 성장을 보였다"면서 "서울 주요 상권에서는 여전히 프라임 공간에 대한 높은 선호가 지속되고 있으며, 서울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리테일 상권으로 자리잡으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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