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은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韓 고려사항 많아 법제화 늦어져
기업들 계획 세우는데 큰 어려움
ESG경영 통한 밸류업 지금 적기
구체적 노력·성과도 뒷받침돼야
위은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포스코경영연구원 제공
"앞으로 몇 년간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결정적인 시기다. 한국의 ESG 공시 법제화가 늦어져 우리 기업들이 적절한 준비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위은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사진)은 25일 "법제화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연구원은 2012년 포스코에 입사해 지난해까지 기업시민실 ESG그룹 리더로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은 ESG 전문가다. 환경학과 경영학을 전공하며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을 키워왔다. 특히 위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국제회계기준(IFRS) 전환이행그룹(TIG)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ESG 기준이 만들어지는 데 국내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TIG는 국제적인 기후 관련 공시 요구사항 기준 적용을 지원하는 기구로, 각국의 산업을 대표하는 16명의 전문가가 모여 논의한다.
위 연구원이 참여하는 TIG 회의에서는 주로 ESG 공시 기준의 해석 및 적용을 위한 실무적인 문제를 다룬다. 위 연구원은 "기업들의 질의사항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어젠다는 매번 다르다"며 "예를 들어 공급사슬의 탄소배출량(Scope 3)을 산정할 때 전기사용량을 추정한 뒤 이를 수정했을 경우 해당 내용을 어떻게 공시해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들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현황과 입장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사전에 한국회계기준원(KSSB) 기업 소모임을 통해 안건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과정도 거친다. 그는 "올 들어 세 번의 국제회의에 참여하며 국내 기업의 입장을 전달하는 동시에 각국의 공시 규제와 글로벌 기업들의 준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공시 이행의 어려움이 모든 기업이 직면한 공통적인 과제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ISSB 기준에 따른 보고서가 본격 발간될 예정으로, 공시 이행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ESG 공시 법제화가 늦어지는 상황에는 우려를 표했다. 위 연구원은 "국내 산업의 특성과 기업들의 준비 상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ESG 공시 법제화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논의가 오래 이어지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공시 법제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구체적인 준비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 연구원은 ESG 공시 자체보다는 실질적인 성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과 성과가 뒷받침돼야 공시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며 "향후 몇 년간 어떤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어떤 기업이 뒤처질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SG 경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과 실천이 필수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위 연구원은 "입사 초기에는 ESG와 지속가능경영이 직원들에게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전 직원이 그 중요성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다는 점이 뿌듯하다"며 "ESG 전문가로 불리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앞으로도 꾸준히 공부하고 실천해 회사와 사회의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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