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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인증 안받는 중국 직구… 국내 중기 설자리가 없다['중국發 공급과잉' 비상 걸린 산업계 (중)]

20만원 미만 제품 면세 혜택까지
국내선 인증비용 수백만원 들어
불량 중국산에 국산제품도 타격

안전인증 안받는 중국 직구… 국내 중기 설자리가 없다['중국發 공급과잉' 비상 걸린 산업계 (중)]
국내 중소 제조기업이 중국산 초저가 제품 공습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들어온 직구 제품은 제대로 된 국내 인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해 오히려 인증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국내 중소기업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거나 중국 상품에 동일한 기준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회 구매당 허용되는 150달러(약 20만원) 미만의 물품에 대해서도 면세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중국산 제품 2만원·국내선 인증에만 수백만원

국내 중소기업 업계는 중국산 초저가 제품과 비교해 관세와 인증 측면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320개사를 대상으로 '해외직구로 인한 피해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80.7%가 '중국 직구가 기업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산 직구 제품 유입이 우리 중소기업에 위기감을 주고 있다는 대목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해 중소기업의 53.1%가 '과도한 면세 혜택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를 주요 피해 유형으로 꼽았다. 또한 △직구 제품의 재판매 피해(40.0%) △지식재산권 침해(34.1%) △국내 인증 준수기업 역차별 피해(29.1%) △매출 감소(15.0%) 순으로 응답했다.

큰 문제는 역차별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2만원에 판매하는 교육용 장난감을 직구로 구매할 경우 1회 면세한도에 해당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제품을 국내 제조사나 수입업자는 관련 법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과 환경부의 KC인증을 받아 판매해야 한다. 시험비용은 5000원에 팔리는 장난감은 인증비용이 100만원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만원 장난감의 인증비용은 200만~5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대기업 협력업체도 불똥

무엇보다 문제는 대기업 협력기업에도 불똥이 튄다는 점이다. 현재 LG와 SK 외에도 삼성, 현대차, 롯데 등 국내 대기업이 중국에서 공장을 매각하거나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의 1선재 공장을, 현대제철 역시 포항 공장 1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은 하루아침에 일감이 없어지는 셈이다. 중소기업 업계 관계자는 "포항 지역의 경우 포스코 협력업체가 수백개에 달해 지역경제에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며 "공장 가동중단으로 하루아침에 일감을 잃은 협력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문제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경쟁력은 물론 신뢰도 하락이다. 실제로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를 제조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개인형이동수단(PM)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증 제품들은 70% 이상 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지만 해외직구 제품은 중국산과 같은 저가형 배터리를 대부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미인증 제품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모든 제품에 화재위험이 있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어 국산 브랜드 신뢰도까지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