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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집밥 수요 통했다"..롯데슈퍼 '1호 식료품 매장' 오픈 그 이후 [르포]


"40~50대 집밥 수요 통했다"..롯데슈퍼 '1호 식료품 매장' 오픈 그 이후 [르포]
26일 서울 강남구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에서 판매중인 뿌리가 살아 있는 채소 제품. 사진=노유정 기자


"40~50대 집밥 수요 통했다"..롯데슈퍼 '1호 식료품 매장' 오픈 그 이후 [르포]
2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이 식료품 전문 매장에 걸맞게 다양한 식재료로 가득 차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40~50대 집밥 수요 통했다"..롯데슈퍼 '1호 식료품 매장' 오픈 그 이후 [르포]
26일 서울 강남구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에서 판매중인 청란.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건 맛이 어때요? 어떻게 요리해 먹나요? 많이 질긴가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에서 나이 든 여성 고객이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쓰이는 식재료인 공심채를 들고 슈퍼 직원에게 물었다. 이곳엔 흔히 접하기 힘든 다양한 식재료가 구비돼 손님들이 직원에게 문의하는 광경이 자주 목격됐다.

이날 국내 기업형 슈퍼마켓(SSM) 가운데 최초로 식료품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한 롯데슈퍼 도곡점을 찾았다. 리뉴얼한 도곡점은 지난 21일 문을 열었다. 특히 고소득층이 많은 주변 상권을 고려해 다른 롯데슈퍼나 롯데마트 매장에선 찾을 수 없는 프리미엄 상품들이 다수 진열됐다.

인근 주민 이모씨는 뿌리까지 있는 쌈채소 매대를 살피다가 고민 끝에 '뿌리가 살아있는 미니로메인', '뿌리가 살아있는 카이피라'를 한 포기씩 장바구니에 담았다. 해당 제품들은 각 2990원이었다. 그는 "뿌리까지 있으면 오래가는데 심어놓고 이파리 하나 하나 뜯어먹을 수도 있고, 신선함이 최고"라면서 "매장이 바뀌고 나서 종류가 많아져 자주 오게 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이날 눈에 띈 코너는 계란 매대였다. 보통 마트나 슈퍼에서 파는 30구짜리 '계란 한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닭이 어제 낳아 오늘 하루만 판매하는 4구짜리 '오늘 낳은 계란', 동물복지란 등 프리미엄 계란만을 판매했다. 청계가 낳은 청란은 롯데슈퍼 가운데 도곡점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제품이다. 청란은 일반 계란보다 영양소가 높고 3~4일에 한번 알을 낳는 청계의 특성상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높은 편이다. 15구짜리 무항생제 유정청란은 1만69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롯데슈퍼는 리뉴얼 전 도곡점의 1년간 계란 매출을 분석한 결과 프리미엄 계란의 매출 비중이 약 85%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쇼핑을 하던 심모씨(47)는 "원래 동물복지란만 먹었는데 종류가 많아져서 좋다"고 말했다.

도시락도 1만원 안팎의 연어스테이크(8900원), 소불고기도시락(8800원) 등 고급 제품들로 채워졌다. 도시락 진열대 뒤편에선 직원이 직접 도시락을 만들고 있었다. 갓 만든 도시락은 즉시 판매돼 따뜻함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도곡점 관계자는 "도시락 조리대는 롯데슈퍼·마트 가운데 일부 점포에만 있다"고 귀띔했다.

리뉴얼 이후 도곡점은 소용량 간편식도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가까이 있는 식료품점을 방문해 필요한 수량만 그때그때 구매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매장에는 다량 구매에 필요한 카트뿐 아니라 플라스틱 장바구니나 장바구니 없이 필요한 상품 한 두개만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 고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대구탕, 동태찌개 등 대용량 밀키트를 비롯해 할인가 5800원의 구이용 연어 등 소용량 생물 생선 밀키트도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비건·단백질이 식품 시장의 키워드로 떠오른 만큼 집밥 필수 재료인 두부, 콩나물, 계란 등 건강 트렌드를 반영해 식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은 편”이라며 "도곡점을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신선 먹거리를 근거리 유통 채널인 슈퍼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상품 취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