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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家 갈등 고조… 이번엔 계열사 임대차 계약 두고 공방

"시세대비 비싼 계약" "적법절차"
28일 임시주총 앞두고 분쟁 지속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오너 가(家) 형제측과 '3자연합측'의 갈등이 계속 증폭되고 있다. 이번에는 소비자거래(B2C)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관련 임대차 관련 이슈가 양측의 갈등 요소로 떠올랐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주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총에서 형제측과 3자연합 즉 모녀(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측·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측은 이사회 장악을 두고 대결을 펼치게 된다.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가능성이 있는 이번 주총을 앞두고 양측의 공방전이 치열하다. 형제측은 3자연합측 인사에 대한 릴레이 고소·고발을 지속하고 있고 최근에는 상대측 인사의 사업 진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이에 대해 3자연합측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양새다.

전날인 25일 형제측에서는 임 부회장이 계열사인 온라인팜 대표에게 지시해 가로수길 '예화랑' 건물에 대해 임대차 보증금 48억원, 월세 4억원, 임대차기간 20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48억원을 선입금했는데, 시세 대비 30% 이상 비싼 계약을 업계 관행을 무시한 초장기 계약으로 맺어 온라인팜을 만성적자 구조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1000억원 규모의 현금이 지출될 큰 의사결정을 온라인팜 이사회 결의도 없이 결정됐고, 온라인팜은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도매회사로 아직 준공 되지도 않은 이런 건물을 임차할 필요성이 전혀없다는 것이 형제측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모녀측은 예화랑 건물 임대차 계약은 모녀측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했고, 당시에도 법적인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법무팀과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모녀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미약품은 "지난 2023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미약품그룹 역사관을 구축하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예화랑 건물이 적합한 공간이자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했고, 그룹이 추진하는 리브랜딩 전략을 실행하고 브랜드를 알리기에도 적합한 입지라고 봤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형제측의 이어지는 의혹 제기와 고소·고발에 한미약품은 이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서울특별시 경찰청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동시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미약품측은 "한미사이언스가 조직적이고 집요하게 업무방해 행위를 지속해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이를 바로잡고자 임 대표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