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강연서 "신중한 접근 필요"
재계 ‘미국통’으로 트럼프 2기 전망
"고환율 우려… 정부·기업 원팀 돼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오른쪽)이 26일 서강대학교 게페르트남덕우관에서 개최된 서강대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 주최 강연에서 박영선 전 중기벤처부장관(왼쪽)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기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최근 이슈로 떠오른 상법 개정과 관련, 주가에 영향을 주는 등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타공인 재계 '미국통'인 류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2기 고환율을 우려하면서 내년 2%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1500원까지도"
류 회장은 26일 서강대학교 게페르트남덕우관에서 개최된 서강대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 강연의 강연자로 나섰다. 류 회장은 이날 100여분간 강연과 질의응답을 통해 '은둔의 경영자'로 잘 알려지지 않은 25년 경영인으로 사는 삶과 미국 전 대통령인 부시 부자를 비롯해 국내외 저명인사들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류 회장은 세계 1위 동합금 기업이자 방산 기업인 풍산그룹을 이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 류 회장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그는 "일리는 있다"면서도 "상법 개정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사외이사를 하겠다는 사람이 없을 것이며 결국 회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트럼프 2기 시대 불확실성으로 환율이 1450원 전후를 오갈 것이며 최악의 상황엔 1500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2기)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아 바짝 정신 차려서 노력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규제를 과감히 없애고 기업과 정부가 같이 준비해야 한다"고 정부와 기업의 '원팀'을 주문했다.
대표적인 바이든 정부의 정책인 반도체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일방적으로 폐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류 회장은 "칩스법과 IRA 투자 지역이 대부분 공화당 강세 지역"이라고 짚었다. 밀착하는 북한·중국·러시아에 대한 대응으로 류 회장은 '한미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인맥 비결, 농담·음식 그리고 와인"
류 회장은 이날 25년간의 경영 원칙으로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풍산 외 주식은 취득하지 않는다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를 꼽았다.
김수환 추기경, 장인인 노신영 전 국무총리,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박정희·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등과의 인연은 물론, 부시 부자 대통령과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류 회장은 대표적인 한미 정계의 가교로 2003년 4월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을 국내에 초청하는 역할을 주도했다. 인맥의 비결을 묻는 청중석의 질문에 류 회장은 "농담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와인"이라고 답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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