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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위기감·미래 먹거리 고갈...삼성전자, 퇴직 임원 복귀까지 파격 인사 '승부수'

메모리 '위기'에 전영현 부회장, 메모리사업부장·SAIT원장 겸직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에 '젠슨황 승인' 한진만 사장
사업부 내 CTO직 신설...영업-기술 쌍끌이 전략
초미세공정 빅테크 협력사 잡기 총력
제2의 신수종 사업 모색...'바이오통' 고한승 사장 임명
中스마트폰·가전 추격에 '2선 퇴진' 前구글맨 복귀

메모리 위기감·미래 먹거리 고갈...삼성전자, 퇴직 임원 복귀까지 파격 인사 '승부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17일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위기 돌파를 위해 파격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선단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도 경쟁사에 뒤처진다는 진단이 잇따라 나오면서 전영현 반도체(DS) 부문장이 직접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며 메모리 살리기에 나섰다.

또, 그룹 전체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미래사업기획단장에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임명하며 바이오를 비롯한 제2의 신수종 사업 모색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앞서가고 中 메모리 추격에...전영현 부회장, 직접 등판
메모리 위기감·미래 먹거리 고갈...삼성전자, 퇴직 임원 복귀까지 파격 인사 '승부수'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DS부문은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강화하고 전 부회장이 겸직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전 부회장은 답보 상태에 빠진 HBM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최근 수율(양품 비율)과 품질 저하 문제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선단 D램과 낸드플래시의 초격차 확보를 직접 챙길 전망이다. 앞서 전 부회장은 10나노 4세대(1a) D램의 회로 일부 재설계 지시를 내리는 등 메모리 사업 근원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DS부문의 미래를 책임지는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을 전 부회장이 겸임하며 연구·개발(R&D)부터 양산까지 직접 챙기며 '초격차' 미래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낸다.

'JY 관심' 파운드리 수장에, 이례적으로 메모리 출신
메모리 위기감·미래 먹거리 고갈...삼성전자, 퇴직 임원 복귀까지 파격 인사 '승부수'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 SNS 갈무리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서 답보 상태에 빠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수장을 바꾸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설하면서 쇄신에 나섰다. 투자는 줄이지만 선단 공정과 초미세공정에 집중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설 전망이다.

한진만 미국법인(DSA)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임명됐다. D램·플래시설계팀을 거쳐 SSD개발팀장, 전략마케팅실장을 역임한 한 신임 사장은 2022년 말 DSA총괄로 부임해 그간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출신으로 파운드리사업부장 임명에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한 신임 사장은 기술 전문성, 비즈니스 감각과 고객 대응 능력을 갖춰 빅테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파운드리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설되는 파운드리사업부 CTO 직에는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사장)을 임명했다. 삼성 내 대표적 반도체 공정개발·제조 전문가인 남 사장은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 제품 공정 개발을 주도했다. 반도체 공정 전문성과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기술력을 높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바이오 중심으로 개편
메모리 위기감·미래 먹거리 고갈...삼성전자, 퇴직 임원 복귀까지 파격 인사 '승부수'
고한승 신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그룹 차원의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미래사업기획단장에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을 임명했다. 앞선 미래사업기획단장이 전자 출신(전영현 부회장·경계현 사장)인 점과 달리 '바이오' 출신인 고 사장이 3대 단장으로 선임되면서 바이오 중심의 제2의 신수종 사업 모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사장은 2008년 그룹 신사업 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 멤버다. 13년간 대표이사로 재임해 사업을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자로 평가된다. 그룹 신수종 사업을 일군 경험으로 삼성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고 사장은 1963년생으로, 미국 UC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노스웨스턴대에서 유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8월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 연구 기술 자문으로 영입된 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때 대표이사를 맡았다.

품질·마케팅 경쟁력 악화에...2선 후퇴 임원 복귀
메모리 위기감·미래 먹거리 고갈...삼성전자, 퇴직 임원 복귀까지 파격 인사 '승부수'
삼성전자는 지난 4일부터 '삼성 AI 포럼 2024'를 열고 글로벌 AI 석학들과 AI의 미래를 논의했다고 5일 밝혔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 AI 포럼 2024'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TV·스마트폰·가전 등 세트(완제품)를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에서도 파격 인사가 단행됐다.

한종희 DX부문장이 부문 총괄로서 큰 그림을 그린다. 겸직 중인 생활가전(DA)사업부장직을 유지하면서 신설 품질 혁신위원회의 위원장을 겸직하게 됐다. 최근 중국 TV·가전사들의 추격과 경쟁사 LG전자와의 경쟁의 돌파구로 품질 혁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은 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세트 사업의 약점으로 꼽혀온 마케팅 수장도 교체됐다. 삼성 최초의 여성 사장인 이영희 사장은 삼성전자 DX부문 브랜드전략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임 글로벌 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이원진 상담역이 선임됐다. 상담역은 삼성 사장급이 퇴임하면 맡는 직책이다.
이원진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은 마케팅·브랜드·온라인비즈니스를 총괄할 예정이다.

2014년 구글에서 영입된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로 삼성의 서비스 비즈니스를 만들고 성장시키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리더십을 입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경영일선으로 복귀하여 중국 스마트폰과 TV·가전의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해 흔들리는 '1등 삼성'의 위상을 공고히 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