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비껴간 업종 강세
美 장기채 상품도 수익률 상위권
방산은 투자심리 위축되며 약세
지난 한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인터넷 관련 상품에 자금이 몰렸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업종이라는 인식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국내 ETF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RISE AI&로봇'으로 10.99% 올랐다. 같은 기간 레버리지, 인버스와 일평균 거래량이 10만주 이하인 종목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RISE AI&로봇 외에도 'TIGER 인터넷TOP10'이 8.28% 올랐고, 'TIGER 게임TOP10'(7.18%), 'TIGER 소프트웨어'(6.17%) 등이 높은 수익률을 냈다.
수익률 상위 10개 ETF 중 인터넷 관련 ETF가 3종에 달했다. 이러한 강세는 인터넷 업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즉각적 영향을 받는 제조업과 달리 직접적인 리스크를 비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초부터 네이버 등 주요 인터넷 종목의 주가가 부진했던 만큼 저점 매수 수요도 늘었다.
iM증권 ETF 담당 박윤철 연구원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종은 트럼프 관세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오랫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만큼 (주가가) 눌려있던 종목들에 자금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미국 증시 내 정보기술(IT) 업종에서도 자금 흐름이 반도체 등 하드웨어 종목에서 소프트웨어 관련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외에 미국 장기채 ETF도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다.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5.54%),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5.51%),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 (5.24%) 등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펀드 담당 연구원은 "지난주 소위 '온건파'로 분류되는 베센트 후보자가 미국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도 연 4.6%에서 연 4.3%까지 내린 영향"이라며 "다만 트럼프 정부가 국채 발행 확대 기조를 유지해 금리가 재차 상승할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 당분간은 장기채 대신 초단기채 매수 접근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반면 ETF 시장에서 방산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PLUS K방산'이 -12.69%로 하락률이 가장 컸고, 'TIGER 우주방산'(-11.21%), 'SOL K방산'(-9.89%)이 하락률 상위 2, 3위를 차지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에 들어간다는 소식과 함께 일론 머스크가 국방 예산 삭감을 주장하면서 방산주 투자심리도 위축됐다"며 "다만 국내 방산 기업들의 꾸준한 호실적이 기대되는 점을 근거로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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