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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크론병을 넘어선 가족의 이야기

[책을 읽읍시다] 크론병을 넘어선 가족의 이야기

[파이낸셜뉴스] "원이를 살리기 위한 나의 몸부림은 희망을 좇는 간절한 목표였습니다."

살면서 가슴이 쿵, 내려앉는 순간이 있다. 특히나 큰 병에 대한 의사의 냉정한 선고를 들을 때 그러하다. 그런데 그 대상이 자식이라면 어떨까. 아마도 절망과 더불어 죄책감까지 들면서 눈앞이 캄캄해질 것 같다. 자식을 세상에 내놓은 부모이니 말이다.

‘새싹 같은 어린 딸’이 장을 거의 잘라내야 한다면, 그래서 평생을 엄청난 고통과 불편을 감내하며 살아야 한다면, 부모는 그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이에 대한 한 가족의 절실하고 절박했던 여정에 대한 기록이다.

서울의 한 대형종합병원에서 이제는 마지막 단계인 수술, 절제만 남았다고 했을 때 어떤 부모도 이를 거부하기 힘들다. 더 이상 물을 데도, 기댈 데도 없고 무엇보다도 생명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 '우리 지금 센토사로 간다'(뜻밖) 주인공인 원이의 아버지는 의사의 말에 순순히 따를 수 없었다. 수술을 최대한 미루며,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공부하고 길을 찾아 나선다. 한번 자른 장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해서 한의학에서 희망의 빛을 만난다.

저자는 "이 책은 소소하지만 ‘크론병과 싸우고 있는 분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자 간곡한 마음으로 썼다"며 "이 책은 크론병 뿐만 아니라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과 그들의 보호자들, 이 시대의 가족 구성원들에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묵직한 질문들을 던져줄 것"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딸에게 양방과 한방 협진을 시키며 딸의 생활 방식을 완전히 바꿔나간다.
족욕, 반신욕, 따뜻한 음식, 맨발 걷기, 체중 유지, 코로 숨을 쉬어 공기까지도 따뜻하게 같은 생활 수칙을 철저히 지켜나간다. 그들은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회복의 섬 센토사에 다시 정착한다.

저자는 "한 가족의 애틋하고 강인한 성장의 기록인 이 책은 어쩌면 우리 모두 겪은 겪어야 할 이야기"라며 "그럼에도 이 책은 큰 병을 앓는 가족의 생사를 가르는 갈림길에서 가족의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작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