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5 / 김나연 외 / 싱긋
[파이낸셜뉴스] 소비자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는 광고 회사야말로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한 조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트렌드 도서를 발간하기 시작한 지 어느새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원인을 살펴보고 트렌드 변화의 맥락을 파악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의 다섯 번째 출간을 기념하는 의미로, 올해는 조금 더 특별한 콘텐츠를 준비하였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함께 지난 1년간 현장에 나가 다양한 공간들을 탐색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발견한 통찰을 담은 스페이스 트렌드를 함께 발간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고객 경험은 마케팅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브랜드 공간은 고객과 브랜드를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는 콘텐츠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소비자들이 브랜드가 오픈하는 공간에는 자발적으로 찾아와서 콘텐츠를 즐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많은 브랜드가 유행처럼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있으며, 이제는 크리에이터나 영화, 드라마의 콘텐츠를 담은 팝업스토어도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수많은 팝업스토어가 소비자들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한 무한 경쟁에 돌입하고 있지만, 사실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것은 팝업스토어 오픈 그 자체가 아닌, 소비자를 만나는 브랜드의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얼마나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다. 이러한 관점을 담아 2025년 예상되는 스페이스 트렌드를 정리하였다.
요즘 시대의 소비자들은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기꺼이 비용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무료로 운영되던 팝업스토어 중 유료 팝업스토어가 생겨나고, 브랜드가 독립적으로 개최하는 페스티벌이 증가하는 것은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의 페스티벌은 공연 기획사가 주도하거나 현대카드의 슈퍼콘서트처럼 문화 마케팅 차원에서 기업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브랜드 고유의 콘셉트를 유지한 채 소비자들을 만나는 페스티벌이 생겨나고 있다.
팝업스토어보다 훨씬 더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페스티벌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한 비용 대비 최대 효용을 누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탐색한다. 또한 그 안에서의 즐거운 경험은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가질 수도 있게 한다.
이제 브랜드의 경험 공간은 팝업스토어라는 물리적으로 한정된 공간을 넘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의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일례로, 과거에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과 쇼핑이 분리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쇼핑까지 연결할 수 있다. 광고 메시지에는 반응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브랜드가 만든 콘텐츠를 찾아보게 만들고, 그에 더해 세일즈까지 연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와 같은 커머스 유형은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많은 마케터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는 것들은 대부분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단순히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낯설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의 잠재된 니즈를 자극하거나 그들의 일상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차별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때 소비자들이 더 크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우리 인사이트전략본부가 끊임없이 소비자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심리를 연구하는 것은 바로 소비자에게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 환경과 점점 더 새로운 재미 요소를 찾아다니는 소비자들은 마케팅 환경에 끊임없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도 우리가 선보이는 세상의 변화 흐름에 대한 이해가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작은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김나연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장(상무)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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